치협 박영섭 치무이사, 서울지부 조대희 부회장, 김소현 치무이사, 이충규 관악구치과의사회 회장 등이 지난 19일 김형준 서울대 기획실장을 방문한 가운데 서울대치과병원이 추진하고 있는 관악분원 설립과 관련 개원가 생존권이 달린 심각한 사안임을 강조하면서 이와 관련한 치과계 정서를 여과 없이 전달, 재검토를 요청했다.
이날 박영섭 치무이사와 조대희 부회장 등은 서울대치과병원의 관악분원 설립은 비단 서울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체 치과계 차원의 문제임을 재차 강조하고 “분원이 설립될 경우 서울에 있는 여타의 사립대학 치과병원들은 물론 지방의 치과병원들에게도 서울지역에 분원을 낼 ‘단초’를 제공해 개원가의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특히 박 치무이사는 “실제 서울 및 지방의 치과병원들이 서울에 땅을 사서 영리를 목적으로 치과병원을 개설하려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 경우 서울지역 4000여 회원의 피해가 우려된다. 이들은 어디에 병원이 들어올지 몰라 늘 불안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심각성을 알렸다.
이충규 관악구 회장 역시 “일반 개원의들에게는 생존권이 달린 문제다. 순환버스라도 돌게 되면 엄청난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서울대라는 네임 밸류와 의술로 무장하면 환자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김형준 기획실장은 “서울대치과병원 측에선 관악분원의 주 기능을 첨단치과의료센터와 심화교육센터로 한정하고 있으며 진료 역시 관악 캠퍼스내 가족, 학생, 직원 등에 대한 진료 및 1차 의료기관이 할 수 없는 고난이 진료만을 담당할 것이라고 밝혀 개원가와의 마찰을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기획실장은 또한 “서울대치과병원 측에서는 영리를 목적으로 했다면 ‘차라리 강남에 개원하지 왜 굳이 관악에 분원을 설립하겠냐’는 입장”이라면서 “현재 연건캠퍼스의 과밀화 현상으로 치과의 경우 의과에 밀려 연구시설도 갖추지 못했다. 이에 학교에서 향후 치과대학 자체를 관악으로 옮기는 것을 검토 중인 만큼 이에 우선해 치과병원 분원 설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기획실장은 “개원가와 이렇게까지 첨예한 문제가 있는 줄은 몰랐다”면서 “다른 곳에 피해를 주면서까지 (분원설립을)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며 대학 본부도 이를 원치 않는다. 병원 측에 관악구치과의사회 등과 원만한 합의하에 진행토록 권고 하겠다”고 했다.
한편 김 기획실장에 따르면 서울대치과병원 분원은 낙성대 과학관 맞은편 호암 생활관 인근 산비탈에 지어질 계획으로 이 지역은 일반인들보단 학교구성원들이 주로 다니는 길로 번화한 지역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날 서울지부 담당자들과 현장을 직접 답사한 결과 병원인근에 소규모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가 인접해 있는 것으로 파악돼 보다 세밀한 현장 답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 기획실장에 따르면 병원건립은 현재 학교기획위를 통과해 서울시의 세부조성계획 승인과 대학내 심사 과정만 남겨놓은 상태며 6월경 서울시 세부승인 계획이 떨어질 경우 최소 2~3개월의 건축물 신축 설계과정을 거쳐 빠르면 연말 착공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은정 기자 human@k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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