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 개소 1년-장애인 치과치료의 문턱은 낮추고, 구강건강 수준은 올리다

(본 내용은 개인의견으로 서울대치과병원,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서울대치과병원(원장 구영)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센터장 금기연)가 지난 23일 개소 1주년을 맞이했다.

 

장애인구강진료센터는 장애인 구강건강 수준 향상 및 치과진료 접근성 향상을 목적으로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는 보건복지부가,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는 시·도지사가 치과(대학)병원, 종합병원 등에 지정·위탁운영하고 있다.

2011년부터 전국 각 권역에 14개의 장애인구강진료센터(중앙 제외)를 설치·운영하고 있으며, 센터에서 진료 받은 장애인 환자에게는 비급여 진료비 중 일부를 지원해주는 혜택이 주어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는 각 권역센터를 총괄·지원하는 기관으로, 권역센터로부터 의뢰·이송되는 고난이도·희귀난치 진료를 담당하며 센터 간 협력체계 구축, 장애인 구강진료 표준 지침 마련, 장애인 구강건강 통계 생성, 장애인 구강진료 전문인력 교육 등 전국 장애인 구강진료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림 1] 중앙 및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 현황 (2020.08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2019년 다빈도질병 통계에 따르면 ‘치은염 및 치주질환’은 장애인 및 비장애인의 다빈도 질환 1위로 집계되었다.

일반적으로 장애인은 일상생활 속에서 칫솔이나 치실을 이용한 자가 구강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비장애인보다 구강건강 수준이 현저히 떨어진다. 전국 등록 장애인 260만 명 중 95% 이상이 구강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으나 주된 장애의 재활과 치료에 집중하다보면 구강 관리나 치과치료의 적기를 놓쳐 몹시 심각한 상태가 된 이후에야 방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장애인 환자가 치과치료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이유로는 구강관리 중요성에 대한 낮은 인식, 높은 진료비로 인한 경제적 부담, 전문 의료진과 전신 마취장비를 갖춘 기관의 부족 등을 들 수 있다.

 

[그림 2] 장애인 치과치료의 어려움

 

금기연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장(치과보존과 전문의)은 “행동조절이 어려운 장애인의 경우, 간단한 구강검진은 신체를 속박하여 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치과치료는 입을 벌린 채로 오랜 시간 누워있어야 하기 때문에 전신마취를 하지 않고서는 치료가 어렵다.”며 “치료를 받더라도 칫솔질 등의 자가 구강관리가 어렵다보니 다시 악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치과를 찾아 검진을 받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높은 장애인 치과치료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서울대치과병원은 2002년 장애인구강진료실 운영을 시작으로, 2018년 3월에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로 지정되어 2019년 1월 1일부터 임시 진료를 해오다, 지난 2019년 8월 23일에 신축된 장애인구강진료센터를 정식으로 개소하는 등 장애인 구강건강수준을 높이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는 장애인 구강진료와 전신마취를 위한 별도시설을 갖추고 전담 의료진이 상주하고 있어 고난도 치과진료를 안전하고 빠르게 받을 수 있다. 또한 무단차 설계(Barrier Free), 장애인 전용 승하차 구역, 장애인 맞춤형 수납창구와 전동휠체어 충전기, 장애인 가족실, 전용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을 통해 장애인 환자 및 보호자가 이용하는데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비급여 진료비 총액에 대하여 기초생활수급자인 장애인은 50%, 치과영역 중증장애인은 30%, 기타 장애인은 10%를 지원하고 있다.

(진료비 지원대상자임을 확인할 수 있는 복지카드 혹은 장애인 증명서, 기초생활수급자 증명서 등 구비서류 필요. 문의: 서울대치과병원 콜센터 1522-2700)

(서울대치과병원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 홈페이지: www.sndcc.org)

 

[그림 3] 진료비 지원 사업

 

[그림 4] 비급여 진료비지원 사업 관련 중증-경증 장애인 구분 기준

 

2019년에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는 ‘장애인의 행복한 삶 실현’이라는 목표 아래 고난이도·희귀난치 및 장애인구강진료 외에 ‘진료전문가 역량강화교육’, ‘장애인 가족과 시설종사자를 위한 구강보건교육’, ‘특수학교 방문 이동진료’ 등 3가지 활동을 실시했다. 본격적인 활동은 2020년에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외부 활동이 중단된 상황이다.

먼저, ‘진료전문가 역량강화교육(2019.11.02.)’은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 및 각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의 의료진과 지원인력을 대상으로 장애인구강보건 분야 교육을 통한 역량강화를 목적으로 개최되었다.

 

※ 교육내용

1. 서울시장애인치과병원 황지영 교수 : 뇌전증 장애인 환자의 약물유발성 잇몸비대증의 사례와 치료방법 관련 교육

2. 서봉직 전북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장 : 구강점막질환 관련 교육

 

[사진 1] 2019년도 장애인 구강보건분야 진료전문가 역량강화교육 단체사진

 

다음으로는 ‘장애인 가족과 시설종사자를 위한 구강보건교육(2019.11.12.)’은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와 서울시장애인치과병원(서울대치과병원 수탁운영)이 함께 개최한 구강보건교육으로서, 장애인 및 보호자, 장애인관련시설 종사자 등 약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장애인 구강질환의 치료법 및 주의사항, 올바른 구강용품 사용법과 구강관리법, 각종 진료비지원제도 등을 소개하여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개최되었다.

특히, 이 날 교육에서는 이론학습에 그치지 않고 별도의 구강보건실습 부스를 마련하여 칫솔질과 구강용품의 올바른 사용법을 직접 실습해볼 수 있어서 큰 호응을 얻었다.

 

※ 교육내용

1.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 곽은정 교수 : 장애인 구강질환의 치료, 치료경과와 주의사항 관련 교육 등

2. 서울시장애인치과병원 신창용 치과의사 : 장애인부모 및 보호자의 구강건강교육, 구강용품의 사용법, 올바른 칫솔질법 등 교육

3.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 윤소라 사회복지사 : 장애인 치과진료 관련 사회복지정보, 장애인 치과치료기관 및 보건소 소개, 감면지원제도, 외부 재단의 치과진료비 지원제도 등 안내

 

[사진 2] 구강보건실습 부스를 마련하여 교육생들이 직접 실습을 진행해보고 있다.

 

[사진 3] 장애인 가족 및 시설종사자 교육모습

 

마지막으로 ‘특수학교 방문 이동진료(2019.12.09.)’가 있었다. 이동진료는 전국 장애인 구강진료 전달체계 기반 마련을 위해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 의료진이 치과치료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직접 현장을 찾아가 진료하는 공공의료사업의 일환이다.

경기도 양주시에 위치한 양주도담학교(공립 특수교육기관)에 금기연 서울대치과병원 부설 장애인치과병원장(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장), 장주혜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 부센터장을 포함한 봉사단 12명(치과의사, 치과위생사 등)이 방문하여 지적장애, 자폐 및 뇌병변 장애를 가진 재학생 40여명에게 이동진료를 실시했다.

구강검진, 충치치료, 불소도포, 스케일링 등을 진행했으며, 구강질환의 심각성과 진료협조도 문제로 현장치료에 어려움이 있는 환자 4명은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에서 진료비 지원과 함께 별도의 심화치료를 시행했다.

 

[사진 4] 양주도담학교 이동진료 단체사진

 

[사진 5] 금기연 부설장애인치과병원장이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계획했던 외부 활동이 모두 중단됨에 따라,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에서는 비대면으로 진행 가능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준비 중인 주요 사업은 ‘장애인 구강진료 표준 지침 마련’과 ‘동영상 교육자료 제작’ 2가지다.

‘장애인 구강진료 표준 지침 마련’ 사업은 보건복지부의 연구용역과제로서, 중앙 및 권역센터 의료진이 연구에 참여하여 다빈도 장애유형을 선별하고 전반적인 치과치료 수행 과정 및 치료방법을 범주화하여 치료 시 유의사항이 포함된 전문과별 표준진료지침을 개발 중에 있다. 개발된 표준화된 진료 지침은 각 권역센터에서 시범 적용한 후 수정·보완하는 과정을 거쳐 1차 의료기관까지 배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영상 교육자료 제작’ 사업은 코로나 19의 장기화를 고려하여 잠정 연기된 ‘진료전문가 역량강화교육’과 ‘장애인 가족과 시설종사자를 위한 구강보건교육’ 을 대신하여 비대면 교육영상 자료의 제작·배포를 검토하고 있는 사업이다. 장애인의 경우 이동의 제약으로 인해 구강보건교육 및 치과진료를 받기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하여 장애인 및 보호자 중심의 구강보건교육 자료를 제작하여 홈페이지, 유튜브, 유관단체 등과 공유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장애인 구강보건 증진을 위한 정책을 건의하고, ‘중앙-권역-지역’ 장애인구강진료센터 모델 구축을 위한 지원, 장애인구강진료의 컨트롤타워로서 권역센터의 운영환경 향상을 위한 지원활동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지난해 서울대치과병원에 개소한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는 ‘장애인의 행복한 삶 실현’을 위해 다른 치과병원이나 권역센터에서 어려워하는 고난이도·희귀난치 치료 및 교육 등의 공공의료를 담당하는 것이 국가중앙치과병원으로서의 소임이자 책무로 생각하고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 결과 임시 진료 시작부터 2019년 한 해 동안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를 이용한 장애인 환자는 11,762명으로 집계(전신마취 환자는 3배수로 계산, 이동진료 및 무료검진인원 포함) 되었으며, 장애인환자 비급여 진료비 감면 지원은 지원받은 국고보조금 전액 소진 후에도 자체자금 집행을 통해 진행되었다.

 

다만, 역할 수행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역시나 재원문제이다. 장애인 구강건강 수준 향상과 치과진료 접근성 향상을 위한 보건복지부 구강정책과의 노력으로 매년 센터를 확대하고 진료비 감면이나 운영비 등을 지원해주고 있지만, 충분한 국고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아 적자운영분에 대한 병원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1년간의 중앙 및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의 운영에 있어 예산부족은 몇 가지 측면에서의 문제점을 보여주었다.

 

첫 번째는 비급여 진료비감면을 위한 국고보조금 부족으로 센터진료사업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진료비감면을 위한 국고보조금 지원 부족시 초과부분에 대해서는 장애인 환자의 계속적 혜택부여를 위해 병원이 부담하고 있는 현실이다. 장애인환자 진료를 확충할수록 병원부담이 늘어나는 문제는 시급히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중앙센터는 전담인력을 꾸준히 증원하고 있지만, 병원에서 전담인력 인건비의 대부분을 부담해야 하는 현실로 인해 장애인 진료 전문역량을 가진 전담 의료진 증원에 제한이 발생하여 외래진료와 전신마취 진료의 대기기간이 길어진다는 것이다. 현재 외래진료 대기기간은 약 1개월이며, 전신마취 대기기간은 의료진에 따라 최소 2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도 소요된다.

대개 장애인 환자가 치과를 방문하고자 하는 때는 이미 치료의 적기를 놓쳐 참기 힘든 고통으로 인한 것이 대부분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긴 대기시간은 환자의 구강건강에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는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하는 문제로 전담인력 인건비지원 확대를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 번째는 주요 사업 중 핵심필요사업의 진행에 제한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장애인전문 빅데이터 전산시스템 구축사업’의 경우 현재 예산확보가 되지 않아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장애인의 진료특성은 비장애인과는 다르기 때문에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와 각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 서울시장애인치과병원에 축적된 장애인 구강진료 데이터를 통합하여 진료·교육·연구를 비롯한 장애인구강보건 정책수립에 활용하기 위한 사업이 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예산미확보로 진행이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환자 대기시간을 축소시키고, 주요 사업들을 진행하여 ‘장애인의 행복한 삶 실현’을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현실성 있는 국고지원액 확대가 무엇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아울러 국고지원 및 병원 자체부담의 한계를 고려할 때 장애인 치과진료에 대한 민간 기업 및 단체 등의 후원과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