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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치과병원/질병상식

손가락 빠는 습관 "잇몸 돌출 만들어요"

by 심심한 똘이장군 2007. 4. 12.

손가락 빠는 습관 "잇몸 돌출 만들어요"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평소 돌출된 입 때문에 퉁명스럽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는 주혜미 양(가명.18)은 남 앞에 나서기를 꺼려하고 웃을 때도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주 양은 "단순히 치아만 돌출된 경우가 아니라 잇몸까지 돌출돼 얼굴 이미지가 촌스러워 보여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다"고 토로한다. 잇몸이 돌출된 사람을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주 양 처럼 돌출된 입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며, 특히 옆모습에 자신 없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유전의 가능성이 가장 높고 인종별로는 동양인과 흑인에서 발생빈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어렸을 때 잘못된 습관으로 인해서도 잇몸 돌출과 더불어 치아의 교열 상태가 나빠질 수 있으므로 평소 생활습관에서도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잇몸 돌출은 어금니의 교합(위아래 이 맞물림)은 정상인데 앞니 부분의 치주조직이 입술쪽으로 심하게 경사진 경우를 말한다. 치주조직이란 치아와 치아를 둘러싼 골조직과 연조직.

서울대치과병원 치주과 김태일 교수는 "이러한 잇몸 돌출은 윗턱과 아래턱의 치아를 포함하는 치조골이 앞으로 돌출되어 있으므로 전체 얼굴에서 유난히 입이 나와 보인다"고 설명한다.

언뜻 보기에는 치아의 교합에 이상이 없어 보이지만 옆 모습을 보면 입부분이 앞으로 돌출돼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인상이 투박해 보인다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이에 김태일 교수는"양쪽 잇몸이 비대칭 돼 보이거나, 치아의 길이가 달라보이거나, 지나치게 잇몸이 많이 보이는 등 잇몸 돌출로 고민해 웃기를 꺼려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이 있다"며 "이는 심리적으로, 정신적으로도 자신을 위축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잇몸돌출의 증상은 윗턱만 나온 상악전돌증과는 달리 윗턱과 아랫턱의 앞니가 심하게 앞으로 기울어져 있고 입술이 잘 다물어지지 않기 때문에 심리적 스트레스 외에도 생활에 불편한 요소도 적지 않다.

이와관련, 신세계 치과 김재현 원장은 "잇몸돌출의 경우 위아래 입술이 자연스럽게 다물어지지 않기 때문에 억지로 입술을 다물게 되는 경향이 있다"며 "이 때 앞턱의 근육에 힘이 들어가 턱의 피부가 울퉁불퉁하게 되기도 하고 입술에 긴장감이 생겨 화난 모습처럼 보이기 쉽다"고 말한다.

더욱이 입술이 항상 열려있어 잇몸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으며 입술이 상대적으로 짧아 웃을 때 잇몸이 많이 보이게 된다는 것.

김재현 원장은 "이는 균형 있는 얼굴을 이루는데 장애가 되고 심한 경우에는 앞쪽의 치아가 맞닿지 않아 입이 벌어져 있는 개교증(open-bite)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손가락 빨고 혀내미는 습관 피해야

전문의들은 이에 "이러한 잇몸 돌출은 유전적 원인이 아니더라도 어렸을 때 잘못된 습관으로 인해서도 발생될 수 있다"고 충고한다.

갓난 아이들에게 젖병을 오래 물리거나 많이 빨게 하면 치아의 배열이 이상해지고 심할 경우 잇몸을 나오게 할 수도 있다. 또한 어린아이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손가락을 빠는 습관도 입을 나오게 할 수 있으며 혀를 내미는 버릇도 잇몸 돌출의 원인이 될수 있다.

 

김태일 교수는 이에 "어릴 적 손가락을 지속적으로 빤다거나, 혀를 내미는 습관은 잇몸을 앞으로 내밀게 하는 힘으로 인해 턱의 이상과 함께 잇몸 돌출을 야기시킨다"며 "평소 볼펜을 깨무는 등, 무언가 입으로 빨고 깨무는 습관은 피해야 하며 의식적으로 고쳐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일반적으로 코와 윗 입술과의 이상적인 각도는 95~105도, 잇몸 돌출의 경우에는 90도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간단히 집에서 잇몸 돌출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옆 얼굴 모습을 거울에 비춰 코끝과 턱 끝을 자로 연결했을 때 자에 입술이 닿으면 일단 잇몸돌출이라 여겨진다.

 

요즘은 외관상 미를 추구하기 위해 불필요한 잇몸성형도 비일비재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반적인 잇몸돌출 증상은 교정치료와 잇몸성형술로 해결될 수 있지만, 턱뼈의 이상을 동반한 경우에는 구강외과적인 수술을 동반하는 외과교정술을 실시해야 하므로, 정확한 진단을 통해 자신의 상태에 맞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

 

또 잇몸 돌출이라 해서 반드시 치료를 꼭 받아야 할 필요는 없다. 이에 전문의들은 "치아의 기능과 심미적인 면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데도 본인의 상태를 비정상적인 것으로 여겨 무작정 치료를 해달라는 경우가 있지만 전문가의 견해를 반드시 참조해 올바른 판단을 내린 후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 강조한다.

 

정은지 기자 jej@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