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치는 한 번 손실되면 영영 재생되지 않는다. 인공 치아로 대체하는 보철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임플란트(dental implant)가 대표적이다. 말 그대로 인공 치아를 잇몸에 심는 보철법이다. 임플란트 치아는 ‘제2의 치아’로 불릴 만큼 씹는 힘이나 모양새가 자연 치아와 흡사해서 최근 유행하고 있다.
임플란트는 다른 건강한 치아를 건드리지 않는다는 점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수술용 칼로 잇몸을 절개하고 그 속에 있는 잇몸 뼈에 드릴로 구멍을 뚫어서 티타늄으로 된 인공 뿌리를 심는다. 인공 뿌리는 나사처럼 생겼다. 그 위에 인공 치아를 얹는 것으로 치료가 끝난다.
이상적인 보철법이지만 임플란트에도 단점은 있다. 수술을 받아야 하고, 치료 기간이 길고, 잇몸 뼈도 단단해야 한다. 최근 임플란트 치료가 보편화되면서 이런 단점을 부분적으로 개선한 치료법이 개발되고 있다.
출혈과 통증은 임플란트의 두드러진 단점이다. 잇몸을 절개하므로 출혈이 생긴다. 잇몸 뼈에 치아 뿌리를 박기 위해서는 구멍을 뚫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통증도 발생한다. 이 때문에 마취를 한다. 당뇨나 고혈압 환자는 임플란트 시술을 받는 데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홍종락 삼성서울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는 “당뇨, 고혈압, 심장질환 등 전신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나 고령자는 임플란트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내과 등과 협진으로 시술이 가능하다. 심지어 암 수술 후 방사선치료를 받은 경우도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출혈, 통증, 마취는 환자에게 여전히 공포이다. 이를 보완한 것이 이른바 레이저 임플란트이다. 인공 뿌리와 치아를 잇몸 뼈에 심는 방법은 기존 임플란트와 같다. 잇몸을 절개하고 잇몸 뼈에 구멍을 뚫는 작업을 레이저로 한다는 점이 다르다. 출혈과 통증이 적고 치료 후 상처가 비교적 빨리 아문다.
그러나 레이저 임플란트에 대해서는 의사들의 의견이 제각각이다. 일반 임플란트 치료에 5분 걸린다면 레이저 임플란트는 2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한마디로 일반 임플란트와 레이저 임플란트에는 일장일단이 있다.
잇몸 뼈의 질, 밀도, 부피가 임플란트 치료에 중요하다. 잇몸 뼈가 약한 사람은 임플란트 시술이 적합하지 않다. 이런 경우에는 잇몸 뼈를 이식한다. 다른 부위에 있는 자신의 뼈를 이용하기도 하고 인공 뼈를 사용하기도 한다. 다만, 자신의 뼈는 채취량이 제한적이고 인공 뼈는 비용 부담이 크다. 최근 자신의 치아를 첨단 공법으로 가공해서 인공 뼈를 대신하는 방법도 발표된 바 있다.
특히 위턱에서 어금니 부분은 뼈의 양이 부족한 대표적인 부위이다. 뼈 두께가 1mm도 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임플란트가 불가능하므로 틀니를 할 수밖에 없다. 이 부위에 뼈가 부족한 이유는 위쪽에 상악동이라는 빈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상악동 밑부분에 인공 뼈나 자신의 뼈를 이식한 후 임플란트를 심는 ‘상악동 거상술’도 한다. 최용성 네모치과 원장은 “치아가 상실되면 잇몸 높이가 다른 부위에 비해 낮아진다. 잇몸 뼈가 그만큼 없어지기 때문이다. 임플란트 시술이 곤란하지만 인공 뼈나 잇몸 뼈를 자라게 하는 유도재를 사용해 잇몸 뼈를 회복시킨 후 시술을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시간 지나면 풍치 생길 수 있어
임플란트 시술에는 대개 3~6개월 소요된다. 인공 뿌리를 심은 잇몸이 아물어야 그 위에 인공 치아를 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치아를 뺀 상태(발치)라면 잇몸이 아물 때까지 추가로 보름 또는 한 달을 기다려야 한다.
요즘은 임플란트 시술 기간이 단축되고 있다. 잇몸 뼈가 든든하거나 잇몸에 염증이 없으면 1주일 이내로 모든 과정을 마칠 수 있다.
앞으로는 임플란트 시술 기간이 더욱 단축될 전망이다. 한 시간 이내에 모든 시술을 마칠 수 있게 된다. 임플란트 시술에 CT를 이용하는 방법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에는 임플란트 시술 전에 잇몸 뼈를 확인하기 위해 방사선 사진을 찍었다. 2차원 영상이므로 뼈 속을 예상하고 시술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향후 CT를 이용하면 잇몸 뼈를 3차원 영상으로 볼 수 있다. 또,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임플란트를 시술한 후의 모습도 미리 볼 수 있다. 이런 기술을 활용하면 임플란트 시술 시간뿐만 아니라 정확성도 높아진다.
임플란트가 당분간 대세라는 데에 이견이 없다. 그렇다고 임플란트가 만능은 아니라고 의사들은 강조한다. 임플란트 재료는 티타늄이므로 충치가 생길 염려는 없다. 그러나 세월이 가면서 잇몸 뼈가 삭아 흔들리는 풍치는 생길 수 있다. 치아 전체를 임플란트로 교체했다고 해도 치아 관리를 게을리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스피린 등 혈액을 묽게 해 주는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은 임플란트 시술을 받으면 안 된다. 출혈이 멈추지 않고, 감염 등으로 위험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 반드시 의사에게 복용하고 있는 약물을 알려야 한다. 일반적으로 임플란트 시술을 받기 1주일 전부터는 혈전용해제 등을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임플란트는 인공 치아일 뿐이다. 씹는 힘이나 모양은 자연 치아와 같더라도 자신의 치아는 아니라는 말이다. 임영준 서울대 치과병원 치과보철과 교수는 “입 속 오른쪽에는 인공 치아, 왼쪽에는 자연 치아를 가진 환자는 100% 왼쪽으로 밥을 씹는다. 또, 머리카락이나 좁쌀 같은 이물질이 있을 때 인공 치아로는 감지하지 못한다. 자연 치아로 딱딱한 돌을 씹었을 때는 반사적으로 씹는 동작을 중단한다. 그러나 인공 치아로는 이를 감지하지 못한다. 이런 의미에서 가능하다면 자연 치아를 보존하는 것이 현명하다. 임플란트가 만능은 아니라는 말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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