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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접하게 된/책

나는 사랑이란 말을 하지 않았다.

by 심심한 똘이장군 2012. 8. 18.

 


나는 사랑이란 말을 하지 않았다

저자
최돈선 지음
출판사
해냄출판사 | 2011-10-20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사람과 사랑 그리고 인생을 노래하다!최돈선 시인의 네 번째 시집...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너무 삭막해져 가는 가.

스스로에게 묻는다.

직장에, 가정에, 그외의 많은 무게에

 

조금이나마 내려 놓을 무언가가 있기를 바라면

오래간만에 시를 읽는다.

 

 

지금도 이름조차 생각나지 않은 얼굴이

비 오는 날 파밭을 지나다 보면 생각난다.

무언가 두고 온 그리움이 있다는 것일까?

그대는 하이얀 파꽃으로 흔들리다가

떠나는 건 모두 다 비가 되는 것이라고

조용히 조용히 내 안에 와 불러보지만

나는 사랑이란 말을 하지 않았다

망설이며 뒤를 돌아보면서도

입 밖에 그 말 한마디 하지를 못했다.

가야 할 길은 먼데

또 다시 돌아 올 길은 기약 없으므로

저토록 자욱이 비안개 피어오르는 들판 끝에서

이제야 내가 왜 젖어서 날지 못하는 가를

알게 되었다.

어디선가 낮닭이 울더라도 새벽이 오기에

내가 가야 할 길이 너무 멀므로

네가 부르는 메아리 소리에도

난 사랑이란 말을

가슴 속으로만 간직해야 했다

 

 

그리고

시들어가며 누워지는 꽃들에게서

안쓰러움이 아니라

아름다움을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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