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뜬 자들의 도시
도시의 모든 사람들이 눈이 멀고 다시 뜨게 된 4년 후, 수도인 도시에서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 투표가 이루어진다.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나중에는 맑아지지만) 투표하는 모습은 우리의 일상일수도 있다. 시의 모든 사람이 투표를 하게 되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시민들이 투표를 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한쪽당으로만 결과가 쏠리는것도 아닌, 투표율의 80%가 백지 투표라는 참 보기드문 일이 일어난 것이다.
두번에 걸친 투표에서도 똑 같은 백지 투표가 나오자 정부는 계엄령을 발포하고, 수도를 옮기고 도시를 군인들로 둘러싼다. 몇십명의 목숨을 빼앗는 테러를 일으킨다.
경찰도, 군인도, 소방관도 없는 그런 사회를 만든 것이다.
하지만 수도에 갇힌 사람들은 평소와 같은 평화로운 생활을 영위에 간다. 국가에서 생각하고 있었던 것과 같은 소요와 혼동이 아닌....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는 정부를 시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게 모범적으로 대면한다. 이 과정에서 흔들리는 신념과 받아들일수 없는 정부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무언가의 메시지를 전하는듯하다.
과연 우리가 사회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 사실은 관념적인 것이 아닐까?
실제는 그러한 조직체와 물질이 아니라 그것을 왜 필요로 했는가와 같은, 결과물이 사람과 원인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물을 결과물로서 대하게 하는 무엇인가를 말이다.
결국 4년전 정의롭고 용감하게 눈먼자들을 이끌었던 안과부인은 두발의 총상으로 사망한다. 단지 그 이유는 모든 사람들이 눈이 멀었을때 그만 눈이 멀지 않았기 때문에 백지투표 또한 조정했을 수 있다는,
정부를 부정하는 전염병이 멈추지 않을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생각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들, 그것들에 익숙해져 이번에도 약자는 결국 희생양이 되고만다.
작은 개인 한사람은 큰 정부의 권력에 대응하지 못한다. 당연한 걸까?
우리는 보고 있지만 그런 것들을 보고있지 않은 것마냥 그 속에 살아가고 있다.
인간의 본성과 인간사회의 모순.
눈이 멀어도, 눈을 뜨고 있어도 진실을 보지 못하는 눈뜬 자들의 세상, 눈먼 자들의 세상
나는 실제로 눈을 뜨고 있는가? 아니면 눈이 멀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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