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치과병원 치과마취과 서광석 교수가 효율적인 치과치료를 위해 환자에게 전신마취를 걸고 있다. 서울대치과병원 제공
만약 마취 의술이 없었다면 병원에선 환자들의 비명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렸을 것이다. 병든 조직을 절제하고 상처를 꿰맬 때 생살이 뜯기는 고통을 고스란히 감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부 검사와 수술 시 통증 해소와 환자의 안전을 위해 '마취'가 꼭 필요한 이유다. 치과치료도 예외가 아니다. 구강 내 종양 절제수술, 악안면(顎顔面)기형 교정수술, 사랑니 및 매복치 뽑기, 악안면 외상 치료 시 마취는 필수적이다. 정신지체, 자폐, 뇌병변장애, 치매 등으로 치과 치료에 협조가 잘 안 되는 장애인 환자들과 겁이 많은 어린이 환자들이 고통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는데도 마취가 도움이 된다. 서울대치과병원 치과마취과 서광석 교수의 도움말로 치과치료 시 마취에 대한 오해 몇 가지를 풀어봤다. 서 교수는 같은 주제로 지난 달 31일 서울대치과병원 제1강의실에서 공개강좌를 열기도 했다.
◇치과치료 후 마취가 안 풀리면 어떡하나?=전신마취 수술을 앞둔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혹시 수술 후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실제 전신마취를 받는 환자의 85%가 이런 불안감과 공포심을 느낀다고 한다. 드물긴 해도 마취사고가 때때로 발생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치과치료를 위해서 전신마취를 시행한 경우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사망사고가 일어날 확률은 100만 명 중 1명꼴 빈도로 아주 낮다.
물론 전신마취가 감기약 한 알 먹는 것 정도로 안전하진 않지만, 우리가 비행기 사고로 죽을 확률(10만 명 중 1명)보다 위험도가 낮은 게 마취의료다.
◇전신마취를 받으면 머리가 나빠진다?=사실 무근이다. 전신마취 또는 진정법(수면 유도 효과가 있는 약물을 투여해 환자를 진정시키는 법)에 필요한 흡입마취제나 전신마취제는 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마취 후 어지러움을 느끼거나 마취 과정이 기억에서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나이가 아주 많거나 아주 어리지만 않다면, 특별히 전신마취를 경험한 후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학업성취도가 떨어지는 등 머리가 나빠지는 일은 없다.
우선 두 살 이하 소아 환자의 경우 전신마취 수술 후 행동장애, 지적저하 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는 보고가 있긴 하다. 하지만 이 때에도 전신마취의 영향인지, 수술을 받게 된 질병 때문인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5세 이후 노인 환자의 경우엔 약 10% 정도에서 섬망 등의 인지장애가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역시 곧 정상으로 회복된다.
수술 후 건망증이 심해졌다는 이들도 있는데, 이는 마취 후 부작용이라기보다는 스트레스 등 다른 요인에 의해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것일 뿐이다.
◇진정법이 전신마취보다 더 안전하다?=소화기내시경 검사 시 진정제를 맞고 수면 상태에서 검사를 받듯이 치과 치료에도 이 같은 마취 의술이 사용된다. 속칭 수면마취로 불리는 진정법이 그것이다.
진정법은 진정효과가 있는 약물을 얼마나 투여하는가에 따라 의식 하(下) 진정과 깊은 진정으로 구별된다. 말하자면 약을 조금 쓰면 환자가 몸만 못 움직일 뿐 의식이 있는 상태이고, 많이 쓰면 전신마취 때와 같이 진정 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진정법은 전신마취에 비해 회복 시간이 빠른 게 장점이다. 하지만, 환자에 따라 투여되는 약물의 속도나 양이 다르고, 호흡 억제나 호흡 정지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따른다.
◇열이 나고 기침을 하면 마취를 못한다?=맞다. 열이 난다는 것은 감기 등 다른 질환이 있다는 신호이므로 생명이 위험한 경우가 아니라면 전신마취 수술을 미루는 것이 안전하다.
열이 난다는 것만으로도 수술 시 신진대사 요구량이 늘어나는데, 여기에다 마취까지 걸면 전신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특히 기관지염 또는 폐렴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 마취 과정에서 심각한 호흡기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한편 마취를 앞두고 있을 때는 금식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금식시간은 나이, 음식물의 종류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보통 8시간이 권장된다.
금식을 하는 이유는 마취 후 치료 중 자기도 모르게 뱃속의 음식물을 토할 수 있는데, 이 때 음식물의 일부가 폐·기관지로 유입돼 치명적인 흡인성 폐렴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자료출처 :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
◇치과치료 후 마취가 안 풀리면 어떡하나?=전신마취 수술을 앞둔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혹시 수술 후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실제 전신마취를 받는 환자의 85%가 이런 불안감과 공포심을 느낀다고 한다. 드물긴 해도 마취사고가 때때로 발생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치과치료를 위해서 전신마취를 시행한 경우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사망사고가 일어날 확률은 100만 명 중 1명꼴 빈도로 아주 낮다.
물론 전신마취가 감기약 한 알 먹는 것 정도로 안전하진 않지만, 우리가 비행기 사고로 죽을 확률(10만 명 중 1명)보다 위험도가 낮은 게 마취의료다.
◇전신마취를 받으면 머리가 나빠진다?=사실 무근이다. 전신마취 또는 진정법(수면 유도 효과가 있는 약물을 투여해 환자를 진정시키는 법)에 필요한 흡입마취제나 전신마취제는 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마취 후 어지러움을 느끼거나 마취 과정이 기억에서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나이가 아주 많거나 아주 어리지만 않다면, 특별히 전신마취를 경험한 후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학업성취도가 떨어지는 등 머리가 나빠지는 일은 없다.
우선 두 살 이하 소아 환자의 경우 전신마취 수술 후 행동장애, 지적저하 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는 보고가 있긴 하다. 하지만 이 때에도 전신마취의 영향인지, 수술을 받게 된 질병 때문인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5세 이후 노인 환자의 경우엔 약 10% 정도에서 섬망 등의 인지장애가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역시 곧 정상으로 회복된다.
수술 후 건망증이 심해졌다는 이들도 있는데, 이는 마취 후 부작용이라기보다는 스트레스 등 다른 요인에 의해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것일 뿐이다.
◇진정법이 전신마취보다 더 안전하다?=소화기내시경 검사 시 진정제를 맞고 수면 상태에서 검사를 받듯이 치과 치료에도 이 같은 마취 의술이 사용된다. 속칭 수면마취로 불리는 진정법이 그것이다.
진정법은 진정효과가 있는 약물을 얼마나 투여하는가에 따라 의식 하(下) 진정과 깊은 진정으로 구별된다. 말하자면 약을 조금 쓰면 환자가 몸만 못 움직일 뿐 의식이 있는 상태이고, 많이 쓰면 전신마취 때와 같이 진정 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진정법은 전신마취에 비해 회복 시간이 빠른 게 장점이다. 하지만, 환자에 따라 투여되는 약물의 속도나 양이 다르고, 호흡 억제나 호흡 정지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따른다.
◇열이 나고 기침을 하면 마취를 못한다?=맞다. 열이 난다는 것은 감기 등 다른 질환이 있다는 신호이므로 생명이 위험한 경우가 아니라면 전신마취 수술을 미루는 것이 안전하다.
열이 난다는 것만으로도 수술 시 신진대사 요구량이 늘어나는데, 여기에다 마취까지 걸면 전신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특히 기관지염 또는 폐렴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 마취 과정에서 심각한 호흡기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한편 마취를 앞두고 있을 때는 금식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금식시간은 나이, 음식물의 종류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보통 8시간이 권장된다.
금식을 하는 이유는 마취 후 치료 중 자기도 모르게 뱃속의 음식물을 토할 수 있는데, 이 때 음식물의 일부가 폐·기관지로 유입돼 치명적인 흡인성 폐렴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자료출처 :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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