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년세세 - 황정은
이야기는 6. 25 전쟁이라는 한 시대를 거쳐 온 어머니와 그 어머니의 자녀 세대간의 이야기들이 진행된다. “파묘”, “하고 싶은 말”, “무명”, “다가오는 것들” 하나 하나의 연작속 이야기들은 때로는 어머니의 관점, 때로는 각 자녀들의 마음 속 이야기다, 사람들의 삶이지만 각각의 삶의 크기와 굵기는 같지 않다. 가는 선의 두꺼운 삶이 있는 반면 두꺼운 선의 가는 삶도 존재한다. 가족이라는 규범속 테두리에서 그 삶들은 독립적이기도 하고, 교집합이기도 하다. 이순일(순자), 한세진, 한영진, 외할아버지, 죽은 동생, 이모와 그녀의 자녀 라는 존재들은 그렇게 서로의 의식과는 관계없이 얽히고 설힌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그 아이도, 깊은 수풀 속 어딘가에 남은 조그만 집터처럼 거기 있다는 걸 아무도 모르는 채..
2021. 5.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