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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접하게 된/영화

결혼이야기 - 관계 속의 이혼도 결혼의 일부일 뿐

by 심심한 똘이장군 2020. 1. 4.

영화나 언론을 통해 보게 되는 미국 가정이 흔한 모습중에 하나가 이혼일 것이다.

미국 가정의 절반정도가 이혼한다고 하니 적다고 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유럽에서의 가정들은 결혼과 이혼보다는 자유로운 가정을 꾸리는 형태로 우리에게 인식되곤 한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우리나라도 어느덧 “돌싱”, “졸혼”이라는 단어를 심심치 않게 들을 만큼 이혼이라는 것에 대해 관대해 졌다.

물론 여전히 편견은 존재하지만 말이다.

누가 외도를 했다느니, 누가의 잘못일 거라느니....

이혼은 여전히 그 안에 존재하는 관계의 아픔의 과정보다는, 헤어짐이라는 결과에 촋점을 맞춰 생각한다.

 

그런데 넷플릭스에서 접한

결혼 이야기

 

는 일반적인 원인, 결과보다는 그냥 열심히 살아가지만, 그리고 사랑하지만

헤어지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담담히 담아낸다.



브로드웨이의 잘 나가는 연출가인 남편(아담 드라이버),

예전에는 잘나가는 연기자였지만 남편 뒷바라지와 육아에 매달리느라 정체성을 잃어가는 아내(스칼렛 요한슨),

그리고 둘의 사랑을 받는 아들.





모든 이들에게 정형화되어 있는 한 가정에서.

결혼의 끝인 이혼의 과정,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남편, 아내, 아이가 겪는 이야기들은

유쾌하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고 슬프지도 않다.

 

둘은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사랑하지 않아서 이혼을 하려는 것도 아니기 때문일까?

헤어지는 부부사이에 사랑의 감정은 여전히 존재한다.

존중의 마음도 존재한다 (갈등이 존재하지만)

마치 결혼이 두 자아가 합쳐져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두 자아가 맺는 관계의 틀이 가까워지는 것일 뿐이라는 듯 말이다.

그러니 헤어짐도 결국은 자아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관계의 틀이 조금 멀어질 뿐인지 모르겠다.




이혼 소송의 과정 속에서도 그들은 결혼 때의 삶처럼 행동하려고도 한다.

오히려 둘의 관계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변호사들이 개입하게 되는 이혼소송이라는 법률과정이 개입되면서 부터다.

영화는 말하는 듯 하다.

사랑했으므로 결혼했고, 사랑하고 있지만 헤어질 수 있다고,

그렇지만 그것은 둘 간의 관계를 통해서 해결해 할 문제이지, 누군가의 개입이 과연 정당하고 옳은 결론에 이르게 하느냐는 반문을 하는 듯 하다.

결혼은 관계를 위한 하나의 제도일 뿐, 결혼이 관계의 모든 것은 아니지 않은가



영화의 마지막,

그들의 관계는 단절되지 않는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자신의 꿈을 달성해 나가는 스칼렛 요한슨과

자신의 꿈의 일부를 포기한 아담 드라이버

의 모습 속에서

이혼의 계기가 되었던 그들의 관계와 위치는 반대의 형태가 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온전한 감정과 관계는 이어져갈까?

 

아담 드라이버, 스칼렛 요한슨이 이렇게 섬세한 감정 연기를 할 수 있음을 알게 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