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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싫었는데 하게 된/의료관련

보험사들 민간보험 출시 잇따라

by 심심한 똘이장군 2008. 5. 28.

현재의 건강보험 체계를 흔들 수 있는 실손형 의료보험 상품이 출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보험회사들이 잇따라 건강보험에서 보장하지 않은 비급여비용의 80%까지 보장해주는 실손형 의료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보험 부분은 그대로 둔 채 비급여 부분만을 별도로 보장하는 보험상품이기 때문에 현재 대부분의 환자들이 가입하고 있는 암보험, 종신보험 등의 모습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실손형 의료보험이 확대될 경우 현 건강보험 체계는 크게 바뀔 수밖에 없다는 것이 언론과 시민들의 반응이다.

지난 20일 SBS는 “국내도 민영의료보험이 본격 도입되면서 공적 보험인 건강보험체제가 도전받고 있다”며 “민영의료보험에 가입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 의료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저소득층과 서민층의 경우 건강보험 의존도가 높아 민영보험이 도입될 경우 건강보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것.

특히 환자의 90%가 보험환자인 의과는 정부 의료정책 하나에도 직격탄을 맞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어 민간보험의 영향력이 높을 수밖에 없다. 현재의 건강보험은 수가도 낮고 정부의 규제도 많은 반면 민간보험은 비급여를 중심으로 이뤄져 보험 수가보다 높게 받을 수 있기 때문.

특히 치과는 건강보험 체계 뿐만 아니라 치과 경영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모 치과의사는 “건강보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낮은 치과에 민간보험 도입은 더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현재보다 비보험 진료에 치중해 치과의 과다 경쟁과 빈익빈 부익부를 부추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전에도 민간보험회사에서 임플란트 전용 보험상품  출시 후 중단 했을 정도로 보험 회사들의 치과전용 보험에 대한 관심은 높다.

강남의 S원장은 “이전에는 관행수가를 줬기 때문에 민간보험회사들의 치과진출이 어려웠지만, 민간보험이 활성화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며 “부분적 도입인지 전면적 도입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비보험진료의 관행 수가를 어느 정도 인정할지도 문제다. 만약 민간보험회사에서 A치과와 임플란트 수가를 100만원에 계약해 보험 가입자들에게 홍보 하게 되면 주변 치과의 임플란트 수가도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험진료만으로 치과경영을 할 수 없는 현 상황에서 민간 보험의 도입은 치과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바로 그 이유다.

S원장은 “치협과 민간보험회사가 단체 계약을 해도 치협이 대표성을 갖기 어려운 상황에서 민간의료보험 도입이 치과 경영에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라고 주장했다.

민간보험 도입이 치과계 전체에 큰 파문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안혜숙기자 pong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