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처님 오신 날은 5월 12일.
아마도 특별한 일이 없다면 의성 용연사 ‘능엄 스님’을 찾아뵐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아버지 49재도 그곳에서 지냈으니까..
그것과는 별개로 삼성동에서의 잠시 여유시간.
짬을 내어 봉은사를 찾아본다.
어머니에 대한 걱정, 자식에 대한 걱정
인생은 역시나 걱정없이 살기는 어려운가 보다.
그것이 대중들의 일반적인 삶일 것이고.
서울 강남한복판에 있지만 이곳을 찾은 것은 처음..
선릉과 정릉의 능침사찰이기도 했던 봉은사.
삼성동 코엑스 터와 테헤란밸리의 넓은 지역이 과거에는 봉은사 터였다고 하니 그 규모가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이 간다.
현재는 그 규모가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봉은사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감은 큰 것 같다.
하지만 왠지 경건함을 느끼기는 쉽지 않다.
사찰의 명성은 커져가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안에서 느껴지는 실제는 커감을 느끼지 못한다고나 할까?
부처님 오신 날을 준비하는 어수선함 때문일까?
여전히 이곳저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중건때문인지?
수많은 관광객들에게 열린 공간이 되었기 때문인지?
그도 아니면 현대와 너무도 혼재되어서 인지? 알 수 없다.
아쉬움은 그저 아쉬움으로...
어머니와 승현이를 위한 기도를 하며
봉은사에서의 시간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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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
조선불교의 중흥도량
봉은사(奉恩寺)는 신라시대의 고승 연회국사(緣會國師)가 794년(원성왕 10)에 견성암(見性庵)이란 이름으로 창건(創建)했다.[1] 삼국유사에 의하면, 연회국사는 영축산에 은거했던 고승으로 원성왕에 의해서 국사로 임명되었다.[2]
이후 삼국시대나 고려시대에는 견성암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 조선시대 들어 견성암은 수도산 아래 현재의 자리로 옮기면서 이름도 봉은사로 고쳐 부르고 당시 불교중흥의 중심도량으로 자리 잡았다.
성종의 아들이었던 연산군이 왕위에 올랐지만 기행과 폭정을 일삼다가 이복동생이었던 진성대군의 반정으로 물러나고 진성대군이 왕위에 오르니 이가 바로 조선의 11대 임금인 중종이다. 중종의 계비였던 문정왕후는 특별히 봉은사와 인연이 깊은 인물이었다.
중종에 이어 왕위에 오른 인종이 즉위 8개월 만에 붕어하자 다음 왕위에 오른 사람이 문정왕후의 아들 명종이다. 명종이 12세의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르자 이후 8년 동안 문정왕후가 섭정을 하게 되는데, 8년의 섭정이 끝난 후에도 한 동안 문정왕후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이 기간 동안 문정왕후는 폐지된 승과고시를 부활해서 봉은사에서 승려를 뽑는 승과고시를 치르게 한다. 또한, 당대 고승인 보우대사를 봉은사 주지로 임명하는 한편 봉은사를 선종 수사찰로 지정하기도 했다. 이후 승과고시를 통해 배출된 서산, 사명, 벽암 등의 고승들이 연이어 이곳 봉은사의 주지를 역임하면서 숭유억불의 기조 속에서도 봉은사를 중심으로 조선불교의 명맥을 유지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문정왕후의 철권통치가 그녀의 죽음으로 끝나게 되자 봉은사 위상이 급격히 쇠락하게 된다. 하지만 서울 도성에서 한강만 건너면 닿을 수 있는 대찰 봉은사는 조선후기 문예부흥기에 많은 시인묵객들이 드나드는 명소가 되었다.
그 가운데서도 대표적인 인물이 다산 정약용과 추사 김정희다. 특히 추사는 말년에 봉은사에 머물며 남호 영기 율사가 주도했던 80권 화엄경 경판 조성 불사에 동참했다.[3] 추사의 글씨 가운데 최고이자 최후의 명작으로 꼽는 판전 현판 글씨를 남겼다. 이 글씨는 현재까지도 봉은사 판전에 부착되어 있다.
일제강점기 봉은사는 경기 남부의 서울을 비롯한 광주, 고양, 양주, 시흥, 수원, 여주, 이천, 양평, 파주 등 8개 군 78개 말사를 관할하는 본사의 위상을 가지고 있었다. 1912년 봉은사 주지로 취임했던 청호 학밀(晴湖 學密) 스님은 역사상 최악의 홍수로 기록된 1925년 을축년 대홍수 때 봉은사의 사재(寺財)를 털어 인근 주민 708명을 구함으로써 불교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도 했다.[4]
1964년에는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의 수련도량이 되어 대학생불자 조직의 효시가 되었으며, 1972년에는 대장경을 한글로 옮기는 동국역경원이 봉은사에 설치됨으로써 역경사업의 산실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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