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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접하게 된/책

축복받은 집

by 심심한 똘이장군 2016. 1. 11.

 

 

 

처음 마주하게 되는 인도작가의 작품

그런 의미에서 총 9편이 수록된 이 책의 단편들을 나는 쉽게 넘기기가 조심스러웠다.

인도계인 라히리의 이 단편집에는 다양한 인도인들이 등장하고 있다.
작가 본인과 같은 인도계 이민자들과 그 2세대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그들의 감성의 고향인 인도를 더듬어 소설화 했다고 보면 좋다.

미국이란 국가자체가 처음부터 이민자들로 구성된 나라이고 다문화 체계의 연합이라는 측면에서, 또다른 미국사회 구성원으로의 다른민족 구성원이 갖는 그들의 입장에서의 소설적 접근이 느껴진다

책 뒷면의 인터뷰내용에도 이민자 소설이라고 치부하는 것에 발끈한 그녀의 말이 있다.
자신의 소설이 이민자 소설이라면 토박이 소설이 과연 미국에서 어떤 것이냐고.. 역시 반박은 대답보다 확실하다.ㅋ

소설은 이러한 인도계 미국 이민자의 장치적 배경안에서 일어나는 환경 속 이야기들이 하나도 중복되는 느낌이 안들 정도로 짜임새있고 계산적인 배경으로 짜여져 있었다.
인도라는 나라에 대한 호기심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더욱이 작년부터 시작된 주한국 인도대사관 무관과의 인연으로 더더욱이나 인도에 대한 호기심이 커져간다
역사적 내전으로 기록된 동서파키스탄 전쟁이 등장하는데,  그 전쟁으로 30만명 가량의 목숨이 사라졌고 약 1천5백만명 이상의 파키스탄인난민이 생겨났다.
이 소설에서는 '피르자다씨가 식사하러 왔을 때'와 '진짜 경비원'이란 소설의 주인공이 그려진 전쟁이 배경이다.

하지만 단순히 미국계 이민자의 인도향수를 그리는 소설로 그려졌다면 그 영예로운 상들을 받지는 못했을 것이다.
대중의 감정을 이끄는 여론이 소설이라 친다면 인간 관계에서 비롯되는 최초의 난관은 '소통'이 아닐까?
그렇다면 소통의 최초고통은 자아에서 시작된다. 나의 고통과 외로움을 극복하지 못한 채 남과의 소통은 불가능 하기에 그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깊어지고 상처로 남는 것이다.
소설은 이러한 인간관계에서 가장 불편하고 가장 자주 일어나는 '소통'에 대한 치유과정을 담담히 그려내고 있다.


단편소설의 백미는 단연 '제목'이라 생각하는데,

소설에서는 정전으로 보름간 불편을 겪여야 하는 한 가정을 보여주지만 실제로는 대학원생 부부의 소통단절을 그려내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제목은 '일시적인 문제'임에도

이야기는 정전이 일시적인 문제인지, 부부간의 소통이 일시적인 문제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어쩌면 80여년을 살아가는 인생에 있어 두 부분의 문제적 상황은 일시적일지도 모르겠따

또다른 소통의 난관은 '질병 통역사'에서도 재밌게 다루고 있다.

외교관을 꿈꾸며 다양한 언어를 교육받았던 카파시는 중년의 나이인 현재는 병원에서 의사보조를 맡으며 인도의 구자라트어를 모르는 의사에게 통역을 맡는 사람으로 전락해 버렸고, 영어통역을 그나마 할 줄알아 관광 가이드로 생업을 꾸려가고 있다.

그의 당당했던 어린시절 꿈을 읽다보면 인도의 관습과 환경을 눈치채게 된다. 관광으로 온 중산층 다스 씨 부부의 부인과의
짧은 로맨스를 꿈꾸지만 결국 그만의 짝사랑인 듯한 소통부재로 끝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언어가 통하지 않는 환자와 의사간의 소통의 중재자 역할을 충실히 소화해 내고 있다.

9편의 작품들은 비슷한 작품이 하나도 없다. 다양한 직업군을 포진해놓은 채로 독특한 인도라는 향을 풍기고
있다.

그리고 소설의 정서는 인간감정의 고민인 내면을 다루고 있다.
소설의 배경들은 지극히 평범한 내용들이다.
하지만 표현하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제시하지 않을 삶들의 기록들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삶의 기록들이 단순히 한 순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인정하기에

가볍게 단정하지 말고 진심을 다해 사랑하고 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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