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사랑하는 모든 것과 작별을 해야 하는 것일까?
왜 모든 것은 사라져버리는 것일까?
전쟁을 거치면서 어려운 경제사정속에서의 부모와 10남매가 부대끼며 살았던 기억,
부모의 불화,
아버지의 죽음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아버지에 대한 이해와 시간이 너무 소비되었음에 대한 후회까지),
누이의 자살,
어머니의 죽음,
그 당시에는 행복과는 거리가 먼, 불행의 연속이라고 생각했던 삶의 흐름뒤에
그 하루하루, 하나하나의 삶이 돌이켜 보건데 행복의 삶이 었다는 것을.
너무나 일상적인 그러나 언젠가는 누구나 경험하게 되는 이별의 순간들.
이 글은 그러한 일상을 담백하게 회상해 나간다.
너무 담백해서 사실 이 작품에 대해서는 공감이 쉬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의 사건사고를 보면서,
당사자들에게는 하루하루의 일상이 얼마나 소중했을까.
지겹다고 했던 하루하루가 결국에는 되돌아 갈 수 없는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뿐이겠지.
추억이 존재를 대신할 수는 없는...
"아네스는 어느 날 놀이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자크도. 어느 날 문득 놀이를 할 줄 모르게 되는 것이다. 비밀을 잊어버린다. 그것이 무얼 의미하는지, 그걸 어떻게 하는지 알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온갖 삶들을 마음속으로 지어내고 그것을 굳게 믿는다. 그러다가 어느 날, 그게 끝나버린다. 그냥 그렇게 갑자기 딱 멈춰버린 것이다. 놀이의 상실, 놀이의 망각, 나는 그게 바로 일생 중 최악의 날이 아닌가 한다. 누구나 그런 날을 거치게 마련이다. 어느 날 내 차례가 되었다. 그렇지만 나는 마지막까지, 마지막 날까지, 마지막 순간까지 남김없이 즐겼다. 내가 기록을 세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가장 오랫동안 즐긴 것이다. 하늘이 내린 선물이다. 생생하게 기억난다. 어느 날 내 또래의 친구 하나가 나를 찾아서 마당으로 왔다가 내가 마들렌, 베르나르와 하께 놀고 있는 것을 보고는 내게 쏘아붙였다. <아니 그 나이에 아직도 이런 놀이를 하는 거야?> 그렇다. 나는 아직도 그런 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솔직히 나는 그런 놀이를 할 줄 모르게 된 그를 동정했다. 나중에, 그 울타리를, 그 경계를 넘어와리면 끝이다. 다시 뒤로 돌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결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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