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로의 출장길.
5시간 30분간의 비행길에 나의 친구가 되어준
"27/7 잠의 종말"
기내 커피와 함께 한 모습이 나름 괜찮네요
죽도록 일하면서 잠을 뺏길 자유와
일하지 않고 굶어죽을 자유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다소 도달적인 질문의 표지가 눈에 띄는데요.
표지만큼이나 독창적인 시각으로 현대 산업화 시대이후를 비판합니다
'24/7이란 문구의 공허함 뒤에는 인간 삶의 리드미컬하고 주기적인 결과의 관계를 부인하는 정태적인 잉여가 있다. 그것은 모든 다채롭거나 점점 쌓여가는 경험의 전개로부터 추출된, 굴절되지 않은 자의적인 일주일의 도식을 함축한다.'
선진국의 많은 기관이 이미 수십 년 전부터 24/7
잠들지 않는 하루종일(24시간), 일주일(7일) 내내의 체계로 운영되어 왔고
우리의 개인적, 사회적 정체성은 시장, 정보망, 기타 제도의 중단 없는 작동에 응하도록 하고 있는
개인 삶의 중지와 기계적 수행을 의미하는 비사회적 모델을 의미한다.
몇년 전부터 우리나라에도 열풍을 일으킨,
적게 자고 더 많이 활동해야 한다는 논리 (아침형 인간이든, 저녁형 인간이든 잠을 줄여 무언가에 투자해야 한다는 논지는 똑같다)
그건 결과적으로는 사람을 더 잘 활용하기 위한
산업화적 측면에서의 접근의 산물인지도 모르겠다.
개인의 자유롭고 여유로운 삶이 정의롭지 않다는 관점이
마치 정의인냥 강요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니 말이다.
그래서 저자는
"그림자 없이 불 밝혀진 24/7의 세계는 역사적 변화의 동력인 타자성을 악령 몰아내듯 몰아낸,
역사 이후의 최종적인 자본주의적 신기루다" 라고 주장한다
24/7은 무차별의 시간으로, 그 시간 속에서 잠은 꼭 필요한 것도, 불가피한 것도 아니다.
노동과 관련하여 24/7은 잠시도 쉬지 않고 무한히 일한다는 관념을 그럴듯한 것, 심지어 정상적인 것으로 만든다.
공장의 인공조명은
해와 달의 움직임에 딸느 주기적 시간성에서 단절된,
시간과 일의 추상적 관계의 합리화된 전개를 선포한다.
일과 시간의 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재개념화.
즉, 멈추지 않는 생산적 작동, 24/7 내내 돌아갈 수 있는 이윤창출 작업의 관념이 내재된 것이다.
그래서 현대화된 산업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증기기관이나 금융의 발명, 발전이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
인공조명처럼 밤을 낮과 같이 밝히는
그래서 24시간 쉼없이 가동되는 공장과 회사를 운영시킬 수 있는 요소가
진정 체계의 근간을 이루는 주요요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잠은 우리가 의식하든 안 하든 우리 자신을 타인의 돌봄에 내맡기는, 아직 남아 있는 몇 안되는 경험중 하나다.
잠은 고립되고 사적인 것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그것은 상호간의 부조와 신뢰로 얽혀 있는 인간관계에서 아직 분리되지 않았다.
우려처럼 잠이 없는 세계는 결국
인간적인 연결고리를 단절하는 세계를 가속화 시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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