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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접하게 된/책

28

by 심심한 똘이장군 2013. 10. 9.

 


28

저자
정유정 지음
출판사
은행나무 | 2013-06-27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잔혹한 리얼리티 속에 숨겨진구원의 상징과 생존을 향한 뜨거운 갈...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한국인 최초의 아이디타로드  참가자.

그러나 자신의 썰매개들을 늑대에게 모두 빼앗긴 체

한국에 돌아와 개들을 돌보고 있는 수의사 서재형

특공대 출신의 119구조대원 한기준

서재형을 절망에 빠뜨리게 했으나 결국 서재형의 안식처가 되어준 신문기자 김윤주

개에 대한 학대를 통해 아버지로부터의 해방감을 느끼는 악의화신 박동해

그리고 자신의 일에 대해서 열심히인 우리와 같은 평범한 일상의 간호사 노수진

그리고 늑대의 피를 이어받은, 5명의 주인공과 모두 연결되어 있는 투견 링고

 

 

이 소설은 5명의 주인공과 한 마리의 개를 중심축으로

삶과 죽음이 별반 차이없음을,

인간과 동물이 별반 차이없음을,

은혜와 배신이 던져올려진 동전의 양면만큼이나 가치없음을

희생과 복수와 탐요과 용서들이 뒤엉켜 있다.

 

인간과 동물, 이종간에 전염되는 치명적인 인수공통전염병으로 인해

한 도시가 봉쇄되고, 봉쇄된 도시안의 삶은 암흑이 되어 간다

도시의 봉쇄를 위해 공수부대가 투입되고,

사람과 동물의 왕래뿐만 아니라 언론도 통제하는 모습은

흡사 1980년대의 광주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고자 하는 것 같다.

시청에 사람들이 모이고,

사람답게 살고자 하는 그들의 열망을  군화발 아래에 짓밟아야만 하는 상태 등의 묘사는....

 

 

어쩌면 작가가 사는 곳이 광주이기에,

광주의 아픔을 무의식중에 간직하고 있는 것일런지도 모르겠다.

서재형이, 링고가 각자의 아픔을 간직하고 사는 것처럼 말이다.

 

치명적인 전염병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감기'나 '컨테이젼'에서 보여주고 말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극한의 상황에서 나타나는 인간애로 포장하고 있지 않다.

 

        

 

폭력을 휘두르는 자도, 희생당하는 자 어느 누구도

선과 악으로 구분되지 않는다.

선이 악을 물리치고,

악이 선을 물리치고,

선과 선이 싸우고, 악과 악이 싸운다.

사람이 사람을 희생시키고

개가 개를 희생시키고

사람이 개를, 개가 사람을 희생시킨다.

 

이 작품은 살아남은 자의 살아남은 시각안에서의 내용만이

각자의 1인칭 시점에서 서술된다.

그렇지만, 책을 덮으면서

과연 이것들이 생존하고 있는 시각안에서의 말을 하고자 하는 것인지.

오히려 죽음이 더 편안하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

알수 없게 된다.

 

그래서 앞표지의 이 글귀가 더 와 닿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때로 인간 없는 세상을 꿈꾼다.

모든 생명이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세계, 꿈의 나라를.

만약 세상 어딘가에 그런 곳이 있다면, 나는 결코 거기에 가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꿈꿔온 서재형이지만

그의 묘비에는 이런 문구가 남아있다.

"인간 없는 세상으로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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