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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치과병원/서울대학교치과병원

[세미나리뷰 사설] 분원설립 근본문제 해결돼야

by 심심한 똘이장군 2008. 10. 21.

서울대학교치과병원이 관악분원 설립 추진에 이어 지난 10일에는 경기도 오산시와 치과병원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 오산에도 분원을 설립한다. 서울대치과병원의 계획대로라면 관악분원은 오는 2010년, 오산분원은 2015년에 완공 예정이다.

관악분원은 서울대치과병원이 관악캠퍼스 내 ‘첨단치과의료센터’를 표방하며 치과 신재료 및 기술 연구개발에 중점을 둔 연구센터가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영리 추구를 위한 병원 확장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개원가의 불신을 받으며 갈등을 빚어 오고 있다.

서울대치과병원의 관악분원 설립 계획 발표와 동시에 서울시치과의사회는 이를 저지하기 위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발 빠른 대처를 전개하고 있고, 대한치과의사협회 또한 지난 5월 이수구 집행부가 출범하자마자 초도이사회에서 ‘대학병원 분원설립 대책위원회’를 구성할 만큼 대학병원들의 분원 설립은 개원의들에게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더구나 오산분원은 관악분원과는 달리 오산시의 대규모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일환으로 서울대병원과 더불어 설립되는 만큼 이를 저지할 어떤 명분도 없어 개원가가 느끼는 심각성은 더하다.

대학병원과 개원가와의 첨예한 갈등은 비단 서울대치과병원 뿐만이 아니라 부산, 원광, 단국 등 많은 대학치과병원들이 분원 설립 계획을 발표할 때마다 불거져 나온 문제다. 그런데다 이제는 대학병원 차원의 분원까지 러시를 이룰 것으로 보여 더 이상 개원가의 힘만으로 이를 저지하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특히 분원은 주로 인구가 많지 않은 소규모 지역에 설립되고, 이제는 서울대학병원마저 분원 설립에 합류하고 있어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크다. 요즘처럼 개원환경이 척박해지는 상황에서 대학병원들의 개원가 점령은 개원의들에게는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대학치과병원들도 개원가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3차 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하지만, 지금과 같이 의료전달체계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분원 설립을 위한 명목에 불과할 뿐이다.

이제는 분원 설립을 개원가의 반대 운동만으로는 해결할 수도 없는 문제가 됐다. 대학치과병원들 역시 분원 설립이 불가피한 선택이라면 개원가와의 퇴보적인 논쟁보다는 궁극적인 제도 마련을 통해 상호 상생의 길을 찾는 것이 합리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의료전달체계의 확립은 물론이고 개원가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근본적인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