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에 국립창극단에 의해 초연이 이루어진 "나무, 물고기, 달"
2022년 가을을 맞아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공연중.
두 번째 창극 관람 도전!
오늘은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 6번 출구로 나와 국립극장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국립극장으로 gogo
(장충단공원 남산순환버스 타는 곳 앞쪽에 있음. 공연 1시간 전부터 10~15분 단위로 운행중)
하늘극장은 해오름극장 옆의 동그란 모양의 건물입니다.
매표소가 좀 좁고, 셀프계산 편의점이 있기는 하지만 커피파는 곳은 없다는(해오름 공연장 공연이 없어서 그쪽은 막힘)....
제법 쌀쌀한 날씨에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느끼지 못해 아쉬움.
입구가 바로 공연장과 연결되어서 위 사진처럼 포토존은 매표소옆 실외에 있습니다.
하늘극장 무대는 해오름 극장이나 일반 공연장 무대와는 다르네요.
원형의 무대를 중심으로 관객석이 빙둘러 싼 모습입니다.
바닥의 무대에서는 극의 전개마다 조명이 바뀌고
중앙무대의 세로기둥과 둥근 기둥은 수미산의 소원나무를 의미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조명도 밝혀지고, 꽃가루도 날리고...)
세로 기둥 뒤에서 배우들이 복장을 갈아 입기도 하고
무대의 완전 뒤 벽면은 그림자를 비추는 장치가 되기도 합니다
*창극(唱劇)은 기본적으로 '소리의 예술' 이고 여기에 연극적 요소들이 합쳐진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한자에서 알수 있듯 극(劇)이면서도 그 극(劇)을 이끌어가는 것은 입을 통해서 밝혀지는 소리 '창(唱)'이 중심이 될 수 밖에 없다.(* 국립극장 사이트 내용에서 일부 인용 재편집)
서양의 뮤지컬도 기본적으로 소리의 예술이라고 한다면 둘 사이에는 유사성이 있고, 소리라는 매개체의 표현 방식 차이로 이해해도 될지 모르겠다.
공연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는데
배우님들이 나오셔서 관객들의 관심도 끌어주시고, 농도 던지심 ^^. 사진도 찍어주시고, 심지어 객석까지 올라와 주십니다.
고민이 있냐며 무언가를 나눠주시기도 하신다.
사진을 찍다보니 "귀토"의 토녀님도 보이시고, 자라님도 보이더라는...
창극을 한번 밖에 안봤는데도, 그때의 감동때문인지 엄청 반가움이 느껴집니다.
그러고 보니 국립창극단에 소속된 배우님들 공연인지라 "귀토" 때의 낯익음이 있는 듯
"서정금, 민은경, 이소연, 최호성, 조유아, 유태평양, 왕윤정, 김수인, 김우정 배우님들"
"연출 배요섭, 극본 김춘봉, 작창/작곡/음악감동 이자람"
"안무 허창열(국가무형문화재 고성오고아대 이수자)"
이들을 빛내기 위한 8분의 연주자와 무대, 조명, 음향 담당자 등
자리가 사이드라 조금은 아쉽지만
그래도 원형 무대라 공연 중 사이드쪽으로의 시선과 동선과 꽤나 많아서 아쉬움을 조금은 털어버릴 수 있었습니다.
창(판소리)이 중심이 되면서 배우들은 때로는 소리꾼으로, 때로는 소리를 듣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
9명의 배우들이 모두가 주연이자 모두가 관객이 되는...
이야기의 궁극적 내용은 철학적이고 무겁지만,
극은 때론 무겁다가도 때론 웃음으로, 때론 관객석의 추임새와 박수가 함께 합니다.
"나무, 물고기, 달"은 인도 '칼파 타루' 신화, 한국 제주의 '원천강본풀이' 신화, 중국의 신화 등 동양의 여러 설화에서 영감을 받아서 만든 창극이라고 합니다.
각자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어딘지 모르는 멀고 험한 상상속 공간 수미산 꼭대기. 소원을 이루어주는 '소원나무'를 찾아가는
배고프고 가난한 소녀(조유아),
진정한 가족을 찾고픈 소치는 소년(민은경),
깨달음을 위한 고행길에 나선 순례자(최호성? 자꾸 유태평양님이 떠오름),
꽃을 피우고 싶은(? 어쩌면 사슴이 되고픈) 사슴나무(왕윤정, 김우정),
수미산 꼭대기에서 생겨났지만 자신의 존재와 고향가는 길을 잃어버린 금어(김수인).
달지기 (서정금, 이소연, 유태평양)
들의 이야기가 저마다의 사연을 풀어주는 이야기꾼들의 이야기 속에 진행된다
소원을 이뤄주는 소원나무까지 가는 과정은 험난하고, 누군가의 희생도 필요하다
막상 다다른 소원나무 아래에서 이루어지는 소원들.
(피자도 먹고, 쌀밥도 먹고, 가족을 얻고, 용이 되고, 달 속 나무가 되고)
누구나 가슴에 소원을 품고 살겠지만, 소원이 큰 만큼 그 안에 품고 있는 슬픔과 두려움, 공포 또한 크다.
기쁨과 두려움 등 각자의 마음 속에 혼재하는 모든 것들이 이루어지는 혼란 속에서
함께 여정을 떠났던 그들은
'원하는 것을 얻으면 우리는 행복할까?' 라는 철학적 물음 앞에 마주서게 된다.
그리고 깨닫는다.
나는 아무 것도 아니다. 너 또한 아무 것도 아니다
좋을 것도 없고, 나쁠 것도 없다.
좋고 나쁜 건 다 네 마음에서 생겨난 거라
그저 바라만 보라
아무 것도 아니다. 아무 것도 아니다
행복도 잠깐 불행도 잠깐 지나가면 그뿐이라
창극 관람 후 내 자신이 철학적 깨달음을 얻기에는 아직 부족하지만,,,
(空과 空이 연결되는 그 세계를 깨닫는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창극에 대한 아름다움을 가슴에 담아오기는 충분한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된다.
국립창극단의 공연은 보면 볼수록 다음 작품들이 기대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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