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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접하게 된/책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by 심심한 똘이장군 2016. 12. 4.

한 사람의 일생에서

가장 많은 시간은 연인을 만나고 결혼을 하고, 싸움을 하고, 아이를 낳고, 외도를 하고, 가족의 품속에서 다시 일상의 결혼생활로 돌아오는 시간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글제목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보다는

원 제목 ‘The Course of Love' 이

이 책을 더 잘 표현한다는 생각이 든다.

 

 

 

알랭 드 보통은

뜨거웠던 사랑의 초기 모습은 작게,

(우리가 일반적으로 기억하고 있는 사랑은 갓 연애한 연인간의 열정적인 사랑, 아니면 가슴아픈 이루지 못한 첫 사랑이다.)

그 이후 열정과 사랑이 식어가는 일상적인 결혼생활.

사랑의 진행과 그 과정에서의 심리에 대한 감정표현과 통찰을 적어나간다.

(사랑의 진행과 통찰이라는 부분이 글자체가 구분되어 기술된다)

 

우리가 사랑에 대해 기억을 할때는

아름답고, 감동적인 그래서 가슴아픈 순간들에 대한 기억들만 하게 된다.

그래서 결말이 어떻게 되든 과거의 초기사랑의  아름다움만을 각인하고 그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는지도 모르겠다.

 

“사랑에서 행복을 찾고 있다고 믿지만, 실제로 우리가 추구하는 건 친밀함이다. 우리는 유년기에 아주 익숙했던 감정들 그대로를 성년의 관계 안에서 재현하길 바라고, 그 감정은 다만 애정과 보살핌에 국한되지 않는다.”

 

"사랑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심산할 만큼 감동적인 최초의 순간들에 잠식당하고 기만당해왔다. 우리는 러브스토리들에 너무 이른 결말을 허용해왔다. 우리는 사랑이 어떻게 시작하는지에 대해서는 과하게 많이 알고, 사랑이 어떻게 계속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무모하리만치 아는 게 없는 듯하다.”

 

사랑이 진행되면서, 그리고 결혼을 하고 시간이 지난면서

“사랑의 초기 단계에는 반드시 감추는 게 적절해 보였던 많은 비밀을 마침내 드러낼 수 있다는 순전한 안도감이 어느 정도 생긴다. 유치하고, 공상적이고, 거칠고, 희망에 들뜨고, 냉소적이고, 허약하고, 다중적일 수 있게 된다. 우리의 연인은 이 모든 것을 이해하고 눈감아줄 수 있다.”

  

그렇다면 결혼은?

“자신이 누구인지 또는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아직 모르는 두 사람이 상상할 수 없고 조사하기를 애써 생략해버린 미래에 자신을 결박하고서 기대에 부풀어 벌이는 관대하고 무한히 친절한 도박.”

 

“합리적 결혼은 어떤 진실한 관점에서도 전혀 합리적이지 않았으며, 자주 편의주의적이고, 편협하고, 속물적이고, 착취적이고, 모욕적이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이 결혼을 절실히 바라고, 본능에 압도되어 서로에게 빠져드고, 결혼이 옳음을 가슴으로 아느냐다.”


 

 


결혼생활중에 일어나는 많은 다툼과 토라짐 그리고 화해의 과정들이 반복되곤 한다.

“토라짐의 핵심에는 강렬한 분노와 분노의 이유를 소통하지 않으려는 똑같이 강렬한 욕구가 혼재해 있다. 토라진 사람은 상대방의 이해를 강하게 원하면서도 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연인이 ‘완벽하다’는 선언은 우리가 그들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징표에 불과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우리를 상당히 실망시켰을 때 그 순간 우리는 그 사람을 알기 시작했다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이성적일 필요는 없다. 우리가 익혀두어야 할 것은 우리가 한두 가지 면에서 다소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을 쾌히 인정할 줄 아는 간헐적인 능력이다."

 

“우리가 불만 목록을 노출할 수 있는 사람. 인생의 불의와 결함에 대해 누적된 모든 분노를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은 한 명뿐이다. 그 사람 탓을 하는 건 당연히 부조리 중에서도 부조리다. 하지만 이렇게만 본다면 사랑의 작동 법칙을 잘못 이해한 셈이다. 우리는 정말로 책임이 있는 권력자에게 소리를 내지를 수가 없기에 우리가 비난을 해도 가장 너그럽게 보아주리라 확신하는 사람에게 화를 낸다. 주변에 있는 가장 다정하고, 가장 동정 어리고, 가장 충성스러운 사람, 즉 우리를 해칠 가능성이 가장 적으면서도 우리가 마구 소리를 치는 동안에도 우리 곁에 머물 가능성이 가장 큰 사람에게 불만을 쏟아놓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랑과 결혼에 있어 섹스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우리가 갈망하는 자질, 즉 이해, 공감, 신뢰, 조화, 관대함, 친절함의 메아리가 담겨있다.”

“많은 에로틱한 자극의 이면에는 우리의 가장 큰 두려움들에 대한 상징적 해소, 또는 친밀함과 이해를 향한 갈망에 대한 가슴 시린 암시가 깔려 있다.”


그리고 결혼생활중의 외도.

그것이 남자이건, 여자이건, 아니면 둘 다의 외도이건

유부남, 유부녀의 관계를 알고 있던, 모르고 있던

 

“외도는 둘만의 기쁨을 배신한 것이 아니라 결혼 생활의 실망을 용기와 자제심으로 이겨내겠다는 상호 서약을 배신한 것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