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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접하게 된/기타

노인과 바다 - 세계 최초의 XR 연극

by 심심한 똘이장군 2024. 2. 4.

오늘 관람할 공연은 "노인과 바다" 입니다.

헤밍웨이의 유명한 소설이 원작인 작품입니다.

원작의 유명세만큼이나 다수의 영화와 연극으로 제작된 작품입니다.

세계 최초의 XR 연극이라는 홍보문구.. 과연 어떤 작품으로 다가올지 궁금합니다.

 

 

3면 LED Wall과 바닥 LED, 모션 시뮬레이터, 다양한 LED 조명과 특수효과 장비들을 활용해 소극장에서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해줄 것입니다.

스튜디오 블루를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음, 그런데 예전부터 극장이름이 스튜디오 블루 였는지 모르겠네요.

예전에는 다른 이름 이었던 것 같은데...

표를 받아 극장을 내려가는 길은 지하1층이네요

지하로 내려가는 길의 사인몰이 인상깊습니다.

"예술가가 편안한 소극장, 관객이 안전한 소극장"

예술가가 마음놓고 편안하게 연습하고, 공연할 수 있는 극장이라면 당연히 좋은 공연으로 관객에게 다가오리라 믿습니다.

그런데 관객이 관람하기 편안한 소극장이 아니라, 안전한 극장이라는 표현은 무슨 의미일까요?

 

이번 시즌 공연은

노인역에 남경읍, 이황의, 노시홍 배우님이

소년역에 이석우, 박준석, 황경태 배우님이 수고해 주시는데요

오늘은 캐스팅은 이황의 배우님과 박준석 배우님이십니다.

 

XR(확장현실 eXtended Reality)

현실로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경험할 수 있게 해줍니다.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혼합현실(MR, mixed reality) 은 모두 XR(확장현실) 기술의 요소로 디즈니 드라마 '만달로리안'을 통해 환상적이면서 실제와 같은 가상의 3차원 세계를 구성하고 영화의 배경으로 사용하며 널리 알려졌습니다. 우리나라엔 넷플릭스, CJ ENM 등에서 운영하는 XR스튜디오 등이 있습니다.


 

공연 줄거리

쿠바의 작은 어촌에 사는 노인의 이름은 산티아고

멕시코 만에서 작은 배를 타고 어업을 하며 살아간다.

몸은 야위고, 얼굴은 태양빛에 그을었으며 손에는 여러 개의 상처 흔적이 있다.

노인도 젊었을 때는 힘이 장사였으며, 가장 솜씨 좋은 어부였다.

그러나 세월과 더불어 힘과 운세가 다했는지 84일 동안 한 마리의 고기도 낚지 못했다.

고기잡이를 배우고자 한 소년이 따라다녔다. 

소년은 유일한 말동무이며, 친구이며, 생의 반려자였다.

아프리카 밀림의 사자 꿈을 꾼 다음날 해가 뜨기 전에 바다로 나간다.

노인은 낚시에 큰 고기가 걸렸음을 알았지만 물고기는 작은 배를 끌고 달아나기 시작한다.

노인과 물고기의 사투가 시작되었다.

사흘간의 사투 끝에 물고기는 물 위로 떠오르고 노인은 배에 매달고 육지를 향한다.

그러나 상어의 공격을 받고, 작살과 칼, 그리고 노까지 모두 잃어버리고, 고기는 앙상한 뼈만 남는다.

상처뿐인 노인을 바라보며 소년은 눈물을 흘린다.

노인은 지쳐 잠이 들고, 아프리카 사자의 꿈을 꾼다.


 

어부 노인이 바다에서 어마어마하게 큰 물고기를 잡기위한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인만큼

바다의 모습을 연극무대에 구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무대세팅일텐데요

3명의 공간, 바닥의 공간을 활용한 증강현실 기법을 통해 무대를 전개한다는 발상은 참 신선하면서도 소극장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긍정적 시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으로는 원작 소설의 이야기를 소년의 나레이션을 통해 전해줌으로써

마치 한편의 이야기를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전설 속 이야기를 전해듣는 느낌이 들게된다.

 

하지만, 시각적 요소와 청각적 요소가 강화될 수록,

소설 원작에서 중심이 되었던 (노인의 독백과 생각)커다란 망망대해 속 보잘것 없는 작은 존재의 노인(인간)이 느꼈던 삶의 고뇌, 아픔, 삶에 대한 지침과 공허함 들은 무대배경의 화려한 화면 뒷편에 뭍혀버리고 만다.

아쉽다. 이황의 배우님의 열연은 어디에 남게 되는 것일까...

그리고 소년역의 나레이션은 소년톤이다보니 원작소설의 깊은 사색적 분위기의 몰입도를 깨는 느낌이랄까요?

(연기를 못하는 게 아니라 무언가 원작이 전하고자 하는 느낌이 전달되지 않는다고나 할까요)

 

이번 시즌의 노인과 바다는분명 좋은 시도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랄까요

화려함에 매몰된 주제의식이랄까요.

좋은 점과 나쁜 점이 공존하는...

 

이번 공연에는 관람객의 관람매너가 극악이었다는...

공연중에 핸드폰이 두 번이나 울리고 

(그 중의 한분은 연극 시나리오 쓰고 있다고 동행분에 자랑까지 하시던 분이 ㅜㅜ)

심지어 어떤 분은 인스타에 올리겠다고 공연이 시작되었는데 그걸 동영상으로 촬영까지 했다는 ㅜㅜ

제발, 제발 예의를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