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전’이라 하면 독한 자들의 전쟁 쯤으로 제목을 해석하면 될 듯하다.
마약조직과 마약조직을 소탕하려는 경찰간의 전쟁,
마약조직내의 암투까지 펼쳐져 있으니 정말 독한 자들의 전쟁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범죄극에 걸맞게 마약, 칼, 총, 폭탄 등의 아낌없는 활약이 펼쳐진다. 전쟁보다 더 독한 영화가 되려는 듯이...
그런데 영문 제목 ‘BELIEVER’ 믿는 자와 한글 제목 ‘독전’ 사이에는 무슨 연결고리가 있는 것일까하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선과 악의 전쟁, 악과 악의 전쟁 속 믿음이라는 단어의 생경함
원호(조진웅) 와 락(류준열), 그리고 선과 악으로 대립된 집단사이에 존재하는 사람들.
그런데 영화가 진행되면서 믿음이라는 단어가 사람과 사람, 사람과 동물사이에 묘하게 오버랩된다.
원호에 대해 믿고 있다는 말을 하는 ‘락’
하지만 원호는 ‘락’에 대해 믿음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형사들의 원호에 대한 믿음
장애를 가지고 있는 남매와 ‘락’ 사이의 믿음.
‘진돗개’ 에 대한 ‘락’ 의 믿음? (믿음이 아닌 애정일지도 모르겠다)
믿음은 쌍방향 이기만 하지는 않다.
영화의 시작
촛점없는 피폐된 모습으로 어딘가를 향햐는 원호
원호는 눈덮힌 외길을 달린다.
마치 되돌아 올 곳 없는 막다른 골목길을 달리는 그의 차는 무언가를 향해 달린다.
영화는 화려한 비쥬얼과, 배우들의 멋진 연기(故 김주혁의 연기력이 이렇게 좋았나 하는 생각마저)이 에도 불구하고,
선뜻 영화의 연결고리에 빠져들지 못한다.
어느 순간 느껴지는 결말에 대한 예감과 그 예감대로 흐르는 전개는, 배우들의 멋진 연기로도 커버할 수 없는 아쉬움을 드리운다.
특히나 범죄극에서 반전의 묘미를 느끼지 못할 때의 당황스러움이라니...
심지어 첫 살인 장면의 장소와 마약공장의 장소를 용산역이라는 장소적 고리로 연결하려고 하지만... 일상속에 빠고든 마약, 현대화된 마약조직의 모습을 그려내려고 한 듯한 용산역 속 화려한 마약공장은 용산역이라는 그 상징성으로 인해 오히려 비현실적 장애가 되어버린 듯 하다.
노을내리는 염전속 '락'의 우수마저도
무엇에 대한 고민을 내포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비쥬얼로서는 아름답지만.
아 마지막의 열린 결말이라니...
잘되면 관객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도구가 되지만
반대로 잘못된 열린 결말은 영화의 흐름을 망가트리게 되는데...
원호든 락이든 이선생이 누구로 결정되든 별반 놀라울게 없는 상황까지 흘러간 영화의 종반은 과연 열린 결말이 필요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마치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를 선택하는 것처럼
원호가 좋니? 락이 좋니?, 원호를 살릴까? 락을 살릴까? 라고 무심히 던져놓아버린 무책임한 느낌.
그런데 무미건조해진 '락'은 행복했던 적이 있었을까?
지금은 행복할까?
제가 누구죠라고 묻는 '락'은? 자신의 존재를 찾아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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