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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싫었는데 하게 된/의료관련

병원 몸집 경쟁 치열…‘환자 유출 막아라’

by 심심한 똘이장군 2008. 10. 7.
몸집 경쟁 치열…‘환자 유출 막아라’
반격 노리는 지방 대형 병원
화순전남대병원의 암센터는 단기간에 환자가 급증, 가장 성공한 지방 암센터로 꼽힌다.
KTX는 지방 병원 시장에 예상치 못한 악재가 됐다. 이동 시간이 짧아지자 지방의 환자들이 보다 나은 의료 서비스를 위해 서울과 수도권의 대형 병원으로 몰려든 것이다. 대형 병원의 타격은 그다지 크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의료 서비스의 질과 양을 업그레이드하지 않으면 서울과 수도권 병원에 환자를 대거 빼앗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쟁력 강화의 핵심은 특화된 클리닉을 설립, 강화하는 것이다. 특히 암센터를 개원하는 병원이 부쩍 늘고 있다. 암 환자가 매년 증가해 부가가치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서울과 수도권으로 몰리는 환자들을 유치하면 승부를 걸 수 있다는 계산이다. 현재 각 거점 지역별로 암센터가 운영되고 있는데 이와 별도로 독립적인 암센터를 건립하는 곳도 적지 않다. 신축 공사 중이거나 검토되고 있는 암센터도 상당수다.

화순전남대병원은 지방대학 병원의 암센터 가운데 가장 성공한 케이스로 꼽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이 병원은 6대 암 수술 건수에서 모두 전국 10위 안에 드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또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2005년 이 지역 신규 암 환자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화순전남대병원에서 치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전인 2000년에는 5.7%에 불과했다. 병원 측은 2010년까지 이 수치를 60%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규모도 과거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있다. 초대형 분원을 건립하는 대형 병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인제대 백병원은 해운대에 1004병상 규모의 초대형 병원을 2009년에 개원할 예정이다. 해운대백병원이 완공되면 부산지역 백병원의 규모는 4000병상 수준이 된다.

부산대병원은 오는 11월 경남 양산에 양산부산대병원을 오픈할 예정이다. 대학병원, 어린이병원, 치과병원, 한방병원 등 다양한 진료가 가능한 의료 타운인 이 병원을 계기로 제 2의 도약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경기 남부, 대형 병원 ‘우르르’

대구 경북 지역의 대형 병원들도 몸집 키우기에 적극적이다. 경북대병원이 경북 칠곡에 제2병원을 현재 건설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대구가톨릭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영남대병원도 규모 경쟁에 나서고 있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은 대구 남구에 최대 20층 규모의 대형 병원 신축을 검토하고 있고 계명대는 올해 안에 1000병상 규모의 신축 병원을 착공할 예정이다. 영남대병원은 200~300병상 규모의 암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규모 경쟁엔 충청권도 예외가 아니다. 충남대병원은 현재 제2병원 신축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부지가 확정되는 대로 공사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사전 준비를 마친 상태다. 이와 별도로 충남대병원은 재활병원과 노인보건의료센터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수도권은 그야말로 치열한 전장이다. 신도시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의료 서비스 수요가 폭증하고 있어 대형 병원들이 앞 다퉈 진출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 남부 지역이 그렇다. 500병상 이상의 대형 병원만도 5곳이나 새로 들어설 예정이다. 경희의료원이 용인시에 800병상, 서울대병원이 오산시에 600병상, 연세대의료원이 용인시에 1000병상 규모의 대형 병원을 개원할 계획이다. 아주대병원이 병상 수를 2배로 늘리는 등 기존의 병원들도 규모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