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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접하게 된/책

다다다(보다 읽다 말하다) - 김영하

by 심심한 똘이장군 2022. 5. 30.

2014년에서 2015년 사이에 발간된 책들을 하나로 묵은 김영하의 책.

보기, 읽기 그리고 말하기라는 것이 각각의 기능으로서 존재하기도 하지만,

김영하 작가가 말했듯

무언가를 보고, 읽고, 생각을 했다면 그 귀결은 말하기여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보다, 읽다, 말하다 가 한 권의 책으로 엮이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것 같다.

(그만큼 책의 두께는 압박감을 주지만)

 

"보다"에서는 영화나 드라마, 여행, 보았던 기억 등(시각적 이미지)을 통해 보면서 그 안에 녹아져 있는 것들에 대한 작가의 생각과 해석들을,

"읽다"에서는 고전문학(텍스트) 속 행간의 의미에 대한 김영하의 생각과 해석들을 써내려간다

그리고 "말하다"에서는 사회현상 등에 대해 보다 직접적인 김영하의 이야기를 볼 수 있다.

 

보고, 읽고 그리고 그것을 말하는 것으로 완성되는 일련의 과정을

역으로 독자인 나는 작가가 말하는(쓴) 글을 읽음으로써 완성해 나가고 있다.


'본다'는 말은 그래서 수정체에 맺힌 상을 뇌가 지각한다는 원래적 뜻을 넘어서, 세상과 사물을 주의 깊게 살피고 이해한다는 뜻도 가지게 되었다. 

그러므로 '눈을 크게 뜨고' 잘 보는 사람은 강할 수밖에 없다.

날카로운 시선으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의 의미를 놓치지 않고 파악하는 사람을 누가 두려워하지 않을까.



'보기'는 기본적으로 입력의 과정이다.

반면 '말하기'는 출력이다. 입력은 많이 하는데 출력이 부족한 사람이 있고, 그 반대도 있을 것이다.

이상적인 인간이라면 아마 양자가 균형을 이루고 있을 것이다. 말하기 역시 인간에게 힘을 부여한다. 말하는 사람은 강한 사람이다. 강한 사람이 말을 한다고도 말할 수 있다. 한 사람이 말을 하면 다른 여러 사람은 들어야 한다. 그러므로 말한다는 것은 보는 것보다 훨씬 더 권력과 관련되어 있다.



영원히 약자로 머물기를 원치 않는 사람이라면 결국 자기 생각을 입 밖에 내 말해야만 한다. 

일단 말하기 시작하면 머릿속 생각이 정리되며 조리가 생긴다.

 

이렇듯 보기는 말하기를 통해 결정적인 힘을 가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