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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접하게 된/책

사라지고 싶은 날 - 니나킴

by 심심한 똘이장군 2018. 8. 21.

살아오면서 그리고 살아가면서

현실의 벽에 부딪치고,

밥줄에 매달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고,

사람과의 관계에 힘겨워 하고,

사랑에 힘겨워하고, 사랑해서 결혼하지만 헤어지기도 한다.

40대 후반이라는 나이

부모님의 보호속에 절반을 보내왔고

내 의지라 믿었지만 회의감을 느끼며 나머지 절반을 보내왔다

쉼없이 달리다 문득 멈춰서 둘러보니,

주위도 나도 낯설기만 하다.

그렇다고 그 낯설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낯설음 또한 내 선택(자의든 타의든)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 잠시 사라지고 싶은 마음또한 사실이니까

삶의 휴식이 필요한 시기.

삶이라는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싶은 심정은 누구나 있을테니..

 

저자는 그런 마음을 그림과 함께 짧게 소회한다.

거창한 미사여구가 아니라

일반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힘겨움, 느낌에 대해 말한다.

대답 또한 거창하지 않다 (번뜩이는 것도 있지만)

 

강력한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한다는 예고속의 오늘,

내가 사라지고 싶은 날이 아니라

삶의 힘겨움들을 태풍에 날려보내고 싶은 오늘이다.




one. 벽에 부딪치다.




인생은 한 번 뿐이라

이게 맞아 보였는데도

막상 부딪치면 감당 안 되고 버거운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자주 헷갈린다.

과연 내가 이 선택의 결과를 감당할 수 있을지

 

, 그동안 부지런하지 않았던 걸까?




이미 내 마음속에 누군가를 미워하는 싹이 생겼을 때,

그 삭을 찾아내 터뜨리고 다스려주지 않으면

독기가 바짝 오른 이움이

순식간에 자라나 나를 삼키고

원래 내 모습을 잃어버리고 만다.

 

미운 건 그 사람이었는데



two. 노동의 버거움




하나를 잃으면 하나를 얻는 게 맞나 보다

지친 세상 속에서 인생의 쓴맛도 알았지만

술의 단맛도 알게 되었으니

 

술독에 빠진 나날들,

지친 내 감정 노동에 작은 쉼표





아무 생각 없이

앞만 보고 오르다 문득 든 생각

 

저 끝엔 뭐가 있는 걸까?

기억이 나지 않는다.

분명 뭔가 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갔는데 아무것도 없으면 어쩌지?

내가 계속 올라가는 게 맞는 걸까?

 

그만 놓고 싶은데 이 줄을 놓을 수가 없다.

혹시 놓쳐버리면

엄청나게 안 좋은 일이 나한테 일어날 것만 같거든...

  



오늘도 먹고 살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샌드위치를 입에 문 채, 가열차게 샌드워크를 쌓는다.



 

뚜벅뚜벅 묵묵히 걸어와

긴 기다림 끝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수고했어! 대단해! 이제 이 문만 열고 나가면 모든 게 끝이야

 

그러나 또 다시 펼쳐지는 문제의 시작.

기나긴 이 계단의 끝엔 뭐가 있을까?



three. 관계는 어려워




잽은 다르다.

처음에는 견딜 만하다.

겨우 그 정도로 반응하는 것도

우습고 해서

그냥 넘어가기도 한다.

하지만 그게 쌓이고 쌓이면 정말 아프다. 화도난다

 

결국 참다못해 화를 터뜨리면

상대방은 이미 무감각해진 상태라

왜 이제 와서 화를 내는지

이해하질 못한다.

 

그렇게 나도 모르는 사이

소중한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지워져갔는지도 모른다

 

무감각해진다는 건,

그런 의미에서 참 무서운 일이다



four. 사랑 그 X




연애는 반쪽짜리다

할 수 있는 만큼 내 몫을 다 해도

나머지 반쪽은 상대에게 맡겨야 하니까.

 

연애는 기다림이다.

남은 반쪽을 당신이 어떻게 채워줄지

기대하고 두려워하면서도 기다려야 하는

 

그리고, 연애는 설렘이다.

어차피 내 의지로만 될 수 없는 것이기에

꽃잎에라도 맡겨놓고 두근두근하는 수밖에




연애는 이기적인 사람이 승자다.

사랑을 더 받으려고 애쓰는 이기심이 아니라

더 악착같이 이기적으로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쪽이 이기는 게임



five. 오체불만족




남들은 늘 보고 있는 내 뒷모습.

나만 빼고 누구나 볼 수 있는 내 뒷모습

 

한업이 초라해서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던 날



six. 나도 나를 모른다




어른 스킬

사회생활이란 걸 해보니까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 무조건 지는 거야

화가 날 때가 아니라 화를 낼 필요가 있을 때 화를 내야지

나도 이제야 그런 스킬을 좀 터득한 것 같아.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감옥을

마음속에 만들어둔다.

세상에 치여, 사람에 질려

힘들고 지친 순간마다

잠시 쉴 수 있는 곳.

그래서 누구는 동굴이라고 부르고

전문가는 퇴행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쉴 곳이라고 한다.

그곳에서 마음껏 이런 기분에 취해 있어도 된다.

그래, 이럴 줄 알았어

하긴 뭘 해. 난 원래 안 돼





seven. 잊고 지낸 것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잡는다는 건,

오랜 시간에 걸쳐 쌓인 노련함에서 나오는 아우라가 아닐까?

 

남들에 의한 것이 것이 아니라, 내 진짜 균형점을 찾으려면

당장은 힘들어도 시간을 들여 경험을 쌓고

노련하게 나만의 균형점을 맞춰가야 할 것 같다.

그런 시간이 쌓이면 언젠가 나도 휘청거리긴 해도 흔들리지 않는 법을 알게 되겠지?

 



eight. 손을 뻗으면



 

위로 받고 싶은데

위로 받지 못했을 때

내가 나에게 하는 말

 

수고했어

괜찮아, 다 잘될 거야

너를 믿어

사랭해

 

그 모든 일들을 지켜본 건 나니까

내 마름 가장 잘 아는 것도 나니까

100퍼센트 이해해주는 건 결국 나밖에 없으니까

 

어쩌면 가장 큰 힘을 주는 건 셀프 위로인지도



nine. exit 출구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해야 할 일

 그저, !




나는 지금

되돌리고 싶은 걸까?

지나치고 싶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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