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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접하게 된/책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by 심심한 똘이장군 2013. 2. 17.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저자
이도우 지음
출판사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10-1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네 사랑이 무사하기를.. 내 사랑도 무사하니까 한두 번은 사랑...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작가는 말한다.

은빛 호각 소리는 경쾌하게 들릴 때도 있지만, 대부분 신호를 보내거나 경고의 의미로 삐익- 허공을 가른다고

사서함 곳곳에 민방위 훈련대장, 수영장 강사, 제부도 관리실, 또 궁궐 관리인 등이 그렇게 진솔의 소소한 행동들에 제재를 가하곤 했습니다. 별것 아닌 작은 일들이었지만 살아가는 것은 그런 사소한 일들의 누적인지도 모릅니다.

30대 초중반. 적당히 쓸쓸하고 마음 한 자락 조용히 접어버린 이들의 사랑 이야기를 천천히, 조금 느리게 그리고 싶었습니다. 인물마다 약점과 단점도 많았지만, 하루하루 평범한 일상 속에서 그들의 감정이 흘러가는 길을 크게 상관 안 하고 따라가보고 싶었습니다. 흔해 빠진 것이 사랑이고, 어쩔 땐 사랑이란 게 참 부질없어서 환멸이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사랑해 보기로 하는 것' 이 이 사서함에서 그리고 싶었던 사랑법이였습니다.

 

작가의 말대로 이 소설은

아주 사소한 것도 정해진 대로 되어야 만 하는 진솔이라는 라디오 작가와

불(火)도 금(金)도 아닌 수(水)와 같다는 이건 피디와의 사랑을 이루어 나가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야기 자체는 두사람의 이야기지만

또다른 한쌍의 애뜻한 사랑이야기가 이건과 진솔과 얽히면서

( 이건은 또다른 한쌍의 여인을 가슴에 두고 있었으니까... 늘 가슴 아픈 사랑으로, 그리고 가슴에 품은 사람으로 )

  넌 늘 춘향 같은 마음

  네 사랑이 무사하기를.

  내 사랑도 무사하니까.

9년전의 이건의 이런 마음은, 결국 9년 후에는 진솔에게 향하게 되는 

격정적이지는 아니지만 소소한 이야기들이 진행된다 

  

"실은 유물론이 옳을 거예요. 인생은 한 번뿐이야. 죽으면 흙으로 돌아가는 거고, 이번 생에 못 이뤘으면 그만이지,  다음을 기약 한다는 건 웃긴 말이야."

"설령 윤회가 있다고 쳐요. 당신, 전생을 기억하나? 아무것도 모르잖아. 내가 알지 못하는 전생과 다음 생을 왜 생각해요,  이번 생을 살아야 하는 건데."

"정말 원하는 건, 이번 생에서 해야 해."

 

진솔과 이건은

다음 생에 대한 기약이 아니라, 이번 생에서 그들이 이루고자 하는 사랑을 이루게 딘다.

어쩌면 이런 대화들은 그런 결과를 당연하게 하는 하나의 과정일 뿐인지도 모른다.

 

아 그런데,

이런 로멘스 소설을 읽어도

예전 같이 절절하게 가슴이 아리거나 눈물이 나지 않는다.

황폐해 간 나의 감성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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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은 발끝으로 살금살금 걸어

내 庭園으로 들어왔네. 허락하지 않아도.

 

매화꽃 아래서 입 맞추겠네.

당신이 수줍어해도. 내가 부끄러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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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말이디... 제 나이 서른을 넘으면, 고쳐서 쓸 수가 없는 거이다. 고쳐지디 않아요."

"보태서 써야 한다. 내래. 저 사람을 보태서 쓴다... 이렇게 생각하라우. 저눔이 못 갖고 있는 부분을 내래 보태줘서리 쓴다... 이렇게 말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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