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사람은 다수의 집단에 속하기를 원하다.
다수라는 테두리는 그 테두리에 속하지 않은 사람과는 다를 수 있다는, 다르더라도 다수에 포함되어 있기에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는 의식을 심어준다.
다수가 동의하는 질서가 공공질서이며, 이를 보호하기 위해 소수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다는 만능 논리를 만들어 내는 것처럼...
다수결의 원칙이 민주주의 체제의 유일한 선인 것으로 인식하며 소수에 대한 공격에 거리낌을 느끼지 않는 경우들이 많다.
차별을 당하는 사람은 있는데 차별을 한다는 사람은 잘 보이지 않는다.
차별은 차별로 인해 불이익을 입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차별은 분명 양쪽의 불균형에서 일어나는 일이며, 모두에게 부정의함에도,
희한하게 차별을 당하는 사람들만의 일처럼 이야기된다.
자신이 편향되지 않고 공정하다는 착각, 자신이 객관적이고 공정하다고 믿을 때 자기확신에 힘입어 더욱 편향되게 행동하는 “능력주의의 역설”이 발생하게 된다.
일상적으로 누리는 특권은 대개 의식적으로 노력해서 얻은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는 조건이라서 많은 경우 눈치채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권은 말하자면 ‘가진 자의 여유’로서, 가지고 있다는 사실조차 느끼지 못하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상태이다.
모두에게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다수자와 소수자의 자유는 같지 않다.
다수자는 소수자의 의견을 거침없이 공격할 수 있다.
반면 소수자는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표현을 순화하고, 상대방에게 불필요한 자극을 주지 않도록 극도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도록 요구된다.
그렇게 사실상 침묵을 강요한다.
차별이 발생되는 대표적 항목들
이 책에서는 이런 ‘가진 자의 여유’ 속에 자신은 차별을 하지 않는 선량한 사람이라고 믿는 사람과
그들이 사회집단 속에서 일으키는 남녀 차별문제, 인종문제, 동성애(쿼어) 문제, 난민 문제, 장애인 문제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간다.
그런데 이런 가진 자의 차별이 개인에게 있어 언제나 절대적인 것만은 아니다.
어느 집단에서는 내가 절대적 다수에 속하기도 하지만, 다른 집단에서는 소수에 속하기도 하니
언제든 차별을 행할 수도, 반대로 차별을 받을 수도 있는 구조인 것이다.
다중성을 생각해야 비로소 내가 차별을 받기도 하지만 차별을 할 수도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사회적 경제적인 불평등으로 생활이 어렵다고 해서 항상 약자의 위치에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여러 가지 이유로 중첩된 차별을 겪고 있고, 그래서 차별받는 집단 속에서 더 차별을 받기도 한다
실질적 평등이 더 중요함에도 형식적 평등에 매몰된 채 보편성이 차별을 은폐하는 억압의 기재로 사용될 수 있다. 이미 차별이 사회적으로 만연하고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어서 차별을 차별이 아닌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구조적 차별이 공고한 사회에서는 한 명 한 명 개인의(또는 집단의) 행동 역시 관습적이고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그것이 차별이라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하곤 한다.
그래서 형식적 평등이라는 관습에서 실질적 평등으로 가기 위한 개인과 사회의 변화노력이 불편함으로 느끼게 되는 것이다.
‘내 존재를 인정하라’고 외치며 사회적 편견과 모욕에 저항하고,
존엄한 인간으로서의 동등한 대우와 존중을 요구했다.
자원의 평등을 위한 물질적 분배 요구와 함께, 추상적으로 보이는 사회적 관계와 문화의 변혁을 요구하는 시대가 되었다.
저자는 말한다.
차별에 민감하거나 둔감할 수 있는 자신의 위치를 인식하며,
너무나도 익숙한 어떤 발언, 행동, 제도가 차별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가?
내가 보지 못한 차별을 누군가가 지적했을 때 방어하고 부인하기보다 겸허한 마음으로 경청하고 성찰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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