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어쩌다 접하게 된/영화

신과 함께 - 인과 연

by 심심한 똘이장군 2018. 8. 19.

영화는 다양한 CG들로 저승세계의 모습을 펼친다,

이미 신과 함께 1에서 저승세계에 대한 다양한 CG를 경험한 터라, 2편에서 새로운 느낌의 CG를 경험하게 하는 것은 어려움이 예상되었으리라

하지만 영화 중간 쥬라기 월드를 떠오르게 하는 CG 장면은 과하다는 느낌이 든다

차라리 드라마적 요소가 더 강했던 2편의 속성을 본다면 과한 CG는 오히려 몰입도를 방해하는 요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신과 함께 1편이 죄와 벌이라는 제목처럼 이승에서의 삶에 대한 죄에 대해 돌아보고 그에 대한 벌을 받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라고 한다면,

신과 함께 2편인 인과 연은 영화속 등장인물들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그런데 인연의 관계가 이승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저승 3차사(강림(하정우), 해원맥(주지훈), 덕춘(김향기))와 염라대왕으로 활동하고 있는 저승 사람들의 이승에서의 인연, 천 년 동안 복잡하게 얽힌 이들의 ()’()’에 대한 이야기이다.








 

회자정리 거자필반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고, 헤어짐이 있으면 다시 만난다)

 

영화를 하나로 정리하자면 이게 아닐까

천년이 인연은 그렇게 이어진다.

 

나쁜 사람은 없다는 거... 나쁜 상황이 있는거지

 

영화 속 인연들은 각자의 나쁜 상황으로 인해 어떠한 결말들을 맞이하였다.

하지만 사람이 나쁜 것이 아니기에,

나쁜 상황들로 연결되었던 결말의 실타래를 풀어간다.

 




미안하다..미안해

 

덕춘에 대한 해원맥의 사과는 진정한 사과였다.

그렇게 죽기 전에 진정한 사과와 진심을 말할 수 있음은 어떤 의미에서는 큰 복이리라.

용기가 수반되어야 하지만,,,

해원맥의 진심어린 사과임을 알았기에 덕춘 또한 자신의 목숨과 바꿔질 수 있음을 알면서도 해원맥을 구하고자 했을 것이다.








(강림)가 재판을 받고 싶은거네라던 수홍의 말처럼

귀인 수홍을 변호하기 위한 활동이 아니라 강림처사가 스스로에 대한 죄를 묻고 용서를 빌고자 하는 재판의 성격이 더 강하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내가 모래 폭풍 속에서 너를 구해준 이유는 너의 목숨이 아까워서 또 다른 희생자를 만들기 싫어서가 아니라 너는 나처럼 아버지에게 용서를 받지 못해 평생 후회하지 말고 너가 김수홍을 억울하게 죽인 것을 인정하고 용서받으라고 살려준 것이다!

 

자신이 아버지에게 하고자 했던 말, 아버지에게 전하고자 했던 마음을 직접 전할 수 없는 자신과 같은 용서받지 못한 자의 고통에 대한 고백과 그런 후회를 누군가가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의 재판이 되기를..




왜 우는 것이냐 슬픈 것이냐 억울한 것이냐

 

죽어가는 천 년전 강림에게 묻던 염라대왕의 질문...

술픔과 억울함...

그 교차되는 감정속에 천년 뒤 재판정 속 염라와 강림

염라대왕과 강림의 인연은 그저 직업적 관계가 아니라 이승의 혈육이라는 관계와 연결된다.

염라의 모습을 한 아버지...

그러하기에 재판장에서의 강림의 말들은, 아버지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의 말이다.

결국 왜 우는 것이냐 슬픈 것이냐 억울한 것이냐라던 말은

강림에게 묻는 질문이 아니라,

아버지가 아들에게 듣고 싶었던 용서를 비는 말, 슬픈 울음에 대한 기대어린 말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아들 강림은 아버지(염라)에게 자신의 진심을 말하게 된다.

아버지 염라가 강림을 용서하는 어떠한 장치도 영화에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말하는 알지 못하는 그 존재인 듣는 자는 이미 용서를 하고 있을 터이다




바빠 죽겠는데 뭔 천년 전 얘기야!!!!

 

강림에 대한 용서가 묻어나는,해원맥의 한마디처럼

용서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해서 용서를 하지 않았다라고 할 수 없는 것처럼.

천년의 시간을 함께 해 온 강림과 해원맥, 덕춘은 굳이 용서한다는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에 대한 용서 속에 또다시 인연이 되는 하나의 길을 함께 한다.

 



신과 함께-인과 연은 죄와 벌에 비하면 신파적 요소는 줄어든 반면, 유쾌한 웃음적 요소는 많아졌다.

그런데 그 웃음코드로 인해 인연에 대한, 용서에 대한, 고통에 대한 감정이 많이 흐트러지고 있다.

그리고 각 등장인물들을 연결하기 위한 인연의 끈들은 안쓰러울 정도로 위태하게 연결되어 있다,

마치 연결되어지지 않았어야 할 것들을 억지로 엮어놓은 듯이 개연성 부족의 아쉬움을 드러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충분히 죄와 벌, 인과 연이라는 주제, 불교를 바탕으로 하는 신화적 세계를 가족영화의 틀에서 괜찮게 녹여냈다고 생각한다.

물론 원작 웹툰의 엄청난 성공을 밑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여전히 3편에 대한 기대를 가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