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어쩌다 접하게 된/책

심판 - 베르나르 베르베르

by 심심한 똘이장군 2020. 10. 11.

개미, 뇌, 나무, 아버지들의 아버지, 인간, 신, 파피용,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웃음, 잠, 고양이, 죽음

나열을 하고 보니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을 꽤나 많이 읽었다.

희곡형태인 작가의 글은 생소하긴 하지만 작가 특유의 유머나 사회를 비꼬는 장치들은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의 근로시간이라던가 의료계의 인력부족 문제, 교육에 대한 문제, 법조계의 부족 문제, 남녀간의 역할에 대한 문제 등이 책 전반에 걸쳐 위트있게 다루어진다.

이 부분은 한국도 마찬가지일텐데, 어쩌면 인종과 국적만 다를 뿐 모든 사회가 겪는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삶에 대한 무거운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베르베르 특유의 유모로 인해 무겁지만은 않은 책 "심판"

4명의 중심적인 인물

희곡은 주인공 아나톨 피숑, 그의 수호천사이자 변호인인 카롤린, 천국의 재판장 가브리엘, 카롤린과 부부관계였던 검사 베르트랑

에 의해 피숑의 삶을 되집어 보면서 그의 인생에 대해 심판을 하게 된다.

심판의 결과에 따라 천국에 가게 될지, 다시 지상에서 삶으로 환생할지 결정하게 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희곡의 형태로 표현되고는 있지만, 이야기는 베르베르의 많은 작품에서처럼 전생과 환생, 삶과 죽음의 이야기와 겹쳐진다.

그래서 전작들의 신선함들이 “심판”에서는 느껴지지 않는다.

최근들어 접하는 베르베르의 작품들을 보노라면 그를 초기에 접했던 작품들 속 신선한 반전들을 전혀 느낄수가 없어 안타깝다.

 

특히 “심판” 속 이야기들은 이미 영화화 된 “신과 함께”와 너무도 비슷한 느낌을 받기에 더더욱이나 신선함이나 읽는 재미가 반감되는 것 같다.

죽은 자와 천국의 사람(저승사자)들의 인연이 연결된다거나,

이승에서의 삶의 가치를 저승에서 하나하나 조사해서 판결한다거나,

심판을 통해 천국으로 갈 수도, 지옥으로 갈 수도, 다시 이승의 삶으로 환생할 수도 있다거나

하는 설정들은 이미 “신과 함께”를 통해 익숙해진터라

오히려 “심판”이 이 부분을 따라간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 마저 들기도 한다.

작품의 마지막에 새로운 심판대상이 등장하는 설정까지도..

라는 아쉬움을 가득 가지게 한다.

 

앞으로 나올 그의 신작에서는 초기에 그의 작품에서 느꼈던 소재의 신선함, 이야기의 극적 반적과 같은 놀라움을 다시 느꼈으면 좋겠다.

 

삶이란 건 나란히 놓인 숫자 두 개로 요약되는 게 아닐까요.

입구와 출구, 그 사이를 우리가 채우는 거죠.

태어나서, 울고, 웃고, 먹고, 사고, 움직이고, 자고, 사랑을 나누고, 싸우고, 얘기하고, 듣고, 걷고, 앉고, 눕고, 그러다‧‧‧‧‧‧ 죽는 거예요.

각자 자신이 특별하고 유일무이하다고 믿지만 실은 누구나 정확히 똑같죠.


지나치게 평온하고 지나치게 틀에 박힌 삶을 선택하고, 자신의 타고난 재능을 등한시하고, 운명적 사랑에 실패함으로써 피숑 씨는 배신을 저질렀습니다


우리 모두는 태어나는 순간 세 가지의 영향 하에 놓인다는 뜻이죠. 유전이라 하면 부모, 그리고 당신의 성장 환경을 말해요.

무의식이 당신의 선택을 좌우한다면, 그건 카르마가 지배적인 탓이에요

하지만 당신이 자유 의지를 퇴대한 활용하면 유전과 카르마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