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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접하게 된/책

장벽의 시대 - 팀 마샬

by 심심한 똘이장군 2020. 11. 1.

장벽이라는, 분단이라는 단어와 이미지에 대한 대한민국(혹은 북한)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은 전 세계 어느나라보다 높을 것이다.

하지만 단일민족이라는 공동체의식 속에서 가져왔던 그러한 부정적인 인식과 반감도 분단장벽넘어 사람들이 살아가는 체제에 대한 반감이 커지는 것에 반비례하여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눈에 보이는 국가간의 장벽들은 우리에게만 존재하는 건 아닌가 보다.

생각보다 많은 분쟁지역에서 콘트리트가, 울타리가, 아니면 자연적인 강과 산맥들이 장벽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장벽들이 단순히 국민국가를 이루는 근현대 시대의 국가를 나누는 구조에서,

경제적 이유에서의 이주, 종교적 이유에서의 이주, 민족적 이유에서의 이주등을 막는 수단으로 등장하고 작동하고 있다.

또한 그것이 국가간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내에서도 동일한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식민지 시대를 거쳐 통합되어 가던 세계화의 시대에서 서서히 분열과 분리라는 화두를 통한 장벽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하지만 장벽의 높이와 길이에도 불구하고 장벽을 넘고 허무는 다양한 시도(물리적인 것만이 아닌) 들은 여전히 계속될 것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실행되지 않으면 말이다.

 

저자는 말한다

 

간단한 해결책은 없지만, 명확한 것은 우리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더 많은 돈을 보내지 않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돈이 있는 곳으로 움직이려고 할 것이라는 점이다.

가까운 장래에 해외 원조 예산은 늘어나야 한다.

이제 우리에게는 그것이 모두에게 이득이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실행하는, 훨씬 더 큰 범위와 야망을 가진 계획이 필요하다.

그것은 개발, 인프라, 무역, 교육, 건강, 기후 변화를 망라해야 한다.

 

과연 장벽은 허물어질 수 있을까?

 

 

모든 것은 '우리와 그들' 개념과 우리가 마음속에 쌓아놓은 장벽들로 귀결된다.

때때로 '타자'는 다른 언어나 다른 피부색, 다른 종교나 다른 일련의 신념을 갖고 있다.

(중략)

공포와 불안정의 시대에, 사람들은 인지된 위협에 맞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계속해서 무리를 지을 것이다.

그런 위협은 국경으로부터만 생겨나지 않는다. 위협은 내부로부터도 생겨난다.

 

 

중국 : 만리장성과 방화벽

'스탭 지대와 경작 지대를 나누고, 유목과 농경을 나누며, 야만과 문명을 나누는 구획선' 그리고 이것은 시대의 지배적 태도인 '중화주의' 즉 중국이 세계의 문화적 중심이고 가장 진보한 문명이라는 믿음과 부합한다. (중략) 수 세기에 걸쳐 만리장성은 중국을 정치적 실체로서 결속시키고, 서쪽과 북쪽 지역에서 농지를 개발하기 위한 안정을 제공하면서 중국의 안보를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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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정책을 순조롭게 유지하고 외딴 지역을 잘 살펴볼 수 있으려면, 당국은 중국의 의심지역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해야만 한다. 당국의 해결책은 반대 의견이 유포되는 것을 막고, 반대 세력이 결집하는 것을 금지하기 위해 정보의 흐름을 통제하는 것이다. 통합하기 위해서는 분리해야만 하며, 그래서 인터넷 시대에 중국의 만리방화벽이 등장하게 되었다.

 

 

미국 : 세계 제국의 폐쇄성

트럼프의 장벽은 미국인과 비미국인을 분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국인들을 통합하는 것은 국가의 이상이며, 이제 일부 사람들에게 트럼프의 장벽은 그 개념의 보존과 신성함을 의미한다.

그것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든다는 생각을 지지하며, "미국을 최우선"으로 하기 위해 존재하는 지지를 상징한다.

다민족 사회 내부의 동화 정신은 다문화주의의 도전을 받았다. 인종적이고 민족적인 분리는 미국 사회에 많은 균열을 일으키고, 공화국에게는 아주 골치 아픈 정체성의 정치를 야기하는 데 일조하였다.

점점 더 미국인들은 자신의 민족성, 종교, 또는 성별에 따라 정체성을 확인하며, 이로써 나라를 더욱더 조각내고 분열시킨다. (중략) 인종적, 민족적, 정치적 분열은 모두 벽에 대한 다음과 같은 물음으로 합쳐진다.

미국은 무엇인가, 미국은 무엇으로 존재해야 하는가., 그리고 미국은 자유와 평등이라는 그 자신의 고유한 이상을 추진할 것인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 장벽을 둘러싼 여러 사정

이스라엘이 장벽들 덕분에 폭력이 감소했다고 확신한다면, 그 장벽들은 영구히 존재해야 하는 것인가? 이 문제는 분열을 초래하는 사안이지만, 많은 사람은 장벽이 단지 지속적인 해결책으로 나아가기 위한 하나의 단계일 뿐 해당 지역의 문제들을 해결할 지속적인 방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이 강하기는 하겠지만, 아무리 단결된 유대계 이스라엘인들이 있다고 해도, 그들과 아랍계 이스라엘인 간의 또 다른 분열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 분열은 이스라엘에서 평등이 실현되고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함께하는 공정한 '두 국가 해결론'이 제시되지 않는 한 절대로 메워지지 않을 것이다. (중략) 많은 사람이 '두 국가 해결론'을 지지한다고 해도, 가까운 미래에 모든 정당이 받아들일 수 있는 '두 국가 해결론'을 확립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경게를 어디에 설정할 것인지, 정착민과 난민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 예루살렘에 어떤 일이 발생할 것인지 등과 같이 아주 많은 난관과 장애물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양측 모두 동의할 수 있는 정책은 고사하고, 그 어떤 국가도 모든 사람이 지지하는 일관성 있는 정책을 추진할 수 없어 보인다.

 

중동 : 아랍의 봄은 올 것인가?

중동에 관해 말할 때 우리는 종종 '아랍인들'을 마치 서로 교환 가능한 것처럼, 또는 단일한 것으로 생각하는 반면, 실제로 그 지역은 쿠르드족, 드루즈족, 야지디스족, 칼데아족 같은 소수 민족들과 더불어 수많은 민족, 종교, 분파, 언어의 고향이다.

종교는 커다란 균열을 야기했다. 식민주의는 전통적인 문화적 구분을 무시한 국경선을 가진 국민국가들의 창설로 귀결되었다. 한때 스스로 다르다고 생각했고 다른 방식의 통치를 받은 사람들이 지금은 하나의 실체에 충성을 맹세하게 되었다. 일부는 그들이 공통점이 별로 없다고 느낀 반면, 이전에 단일한 공동체로 동일시한 다른 사람들은 중간에 분열되었다. 부는 종종 엘리트에 의해 낭비되는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빈곤이 만연하고 경제적, 사회적 진보가 전반적으로 결여되어 있다.

 

 

인도 : 곪아드는 내부와 외부의 갈등

아대륙 전역의 분리는 우리가 매우 자주 전 세계에서 발견하듯이, 부분적으로는 식민 열강들이 그어놓은 국경에서 연유하며, 지역의 종교적이고 민족적인 편견과 정치적 현실이 뒤섞여 있다.

종교적 균열의 다수는 중세 시대 인도에 대한 무슬림의 지배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인도아대륙을 관통하는 분열은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으며, 빈곤, 박해, 기후변화를 피하려는 사람들의 지속적이고 점증하는 이동에 의해 악화되고 있다.

장벽은 부분적이고 일방적인 임시방편의 '해결책'으로 세워질 수 있고 세워질 것이지만, 번영 또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모든 사람이 패배하게 될 것이다.

 

 

아프리카 : 식민주의가 남긴 장벽

식민주의자들이 철수 했을 때, 서로 다른 민족들은 이제 규정된 지역에서 함께 집단을 이루게 된다는 말을 들었꼬, 종종 그들을 다스릴 권리를 갖지 못한 통치자와 함께 남겨졌다. 식민 유산에는 이중의 모순이 있다. 첫 번째는, 다수의 민족과 부족으로 단일한 국민국가를 창출한다는 모순이다. 두 번째는 유럽인들이 민주주의와 자결이라는 개념을 그들에게 남겼다는 모순이다. 우리가 보고 있는 현재의 분열과 갈들의 많은 부분은 급격한 통합의 실험에 그 뿌리가 있다.

 

유럽 : 포용과 폐쇄, 통합과 분열 사이

이주자들은 이미 민족적으로 유사한 공동체가 확립되어 있는 지역에 끌리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통합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특정 구역의 인구통계학적, 문화적 특성을 급격하게 변화시킬 수 있다. 이것이 초기의 문제중 하나였다.

급진적인 이슬람주의에 대처하고, 대량 이주를 관리하며, 난민들을 돌보아야 할 필요가 있지만, 우리의 자유주의적 가치와 법치에 바탕을 둔 체제를 훼손하지 않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

 

영국 : 대국의 고요한 신음

많은 부자 나라는 이주자들을 막는 데 도움이 되는 장벽을 세우는 일을 계속할 것이다.

이동 중인 사람들은 가난과 폭력으로부터 벗어나 부유하고 더 안정된 나라로 향하고 있다.

이런 수준의 빈곤과 갈등은 중동과 아프리카 전역에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주자의 물결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고, 어쩌면 더 커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