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장편소설 새의 선물,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소설집 타인에게 말 걸기의 작가 은희경의 신작 소설집. 2005년 여름부터 2007년 봄 사이에 씌어진 여섯 단편을 수록한 이 책은, 상속 이후 5년 만에 펴내는 네 번째 소설...
이 책은..
나의 평가
빙하기 인류는 늘 굶주렸기 때문에 어쩌다 음식을 접하면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 몸에 지방을 축적해서 살아남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비만은 공공의 적일 뿐이다. 과식을 억눌러야 하는 현대인은 그대신 정보를 과잉 축적한다.
‘우리가 그토록 아름다움을 숭배하는 것은, 아름다움이 우리를 멸시하기 때문이다.’는 릴케의 시 ‘두이노의 비가’에서 제목을 딴 소설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는 사생아로 태어난 뚱뚱한 사내 ‘나’의 이야기다.
이 소설에서 회화 ‘비너스의 탄생’은 도저히 다가갈 수 없는 미의 상징이고, 축복받지 못한 주인공의 탄생과정 반대인 운명을 뜻한다.
성인이 된 주인공은 따로 살던 아버지가 죽음에 임박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 다이어트에 돌입한다. 그것은 ‘나’의 몸속의 ‘빙하기 원시인’과의 투쟁이고, ‘나’를 지배하는 유전자를 거부하려는 자아의 반항이다. 그것은 곧 탄생의 근원, 즉 비만증을 안겨 준 아버지를 부정하는 행위였다. 그러나 아버지의 빈소에서 주인공은 아버지의 그림 '비너스의 탄생' 앞에서 부정할 수 없는 아버지를 실감한다. 아버지 역시 아들처럼 '비너스의 탄생'이 상징하는 절대미 앞에서 멸시당해온 종족의 고독을 감내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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