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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떠나고 싶은 여행/경상도

울산 - 죽어서 나라를 지키고, 산업으로 국가에 이바지하다 (대왕암, 해파랑로, 성끝마을, 슬도)

by 심심한 똘이장군 2019. 12. 24.

야간의 대왕암만으로는

대왕암이 간직하고 있는 해송과, 기암괴석의 아름다움을 다 느끼지는 못할 수 밖에 없다.

아침 시간을 쪼개 다시 대왕암으로 향하는 발길

(게을러서 일출을 챙기지는 못했다)

대왕암 공원에는 아침 산책을 즐기시는 많은 분들이 계시다.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문무왕과 문무왕의 왕비를 기억하려는 듯

공원 입구에는 용 조형물이 크게 설치되어 있다.



어제와 같은 해안산책길을 따라 보는 풍경은

어제 저녁에 보았던 풍경과는 또다른 느낌을 준다.

어둠 속, 파도소리에 이끌리듯 귀에 의존한 밤의 풍경이라면

아침의 풍경은 파도소리를 인식하지 못하게 할 만큼 눈에 의존하게 한다.




어둠 속에서는 보지 못했던 '민바위'도 오른쪽에 외톨이처럼 위치하고 있다

 



용이 숨어 있다는 '용굴'은 아쉽게도 자세히 볼 수 없는 각도여서

설명의 내용만을 상상해 음미해 볼 수 밖에 없다.


용굴 : 청룡 한 마리가 살면서 지나가는 뱃사람들을 괴롭히는 것에 용왕이 크게 노하여 신통력으로 입구를 막아버려 청룡을 굴안에 가두었다고 하는 전설이 내려온다





그리고 누군가를 기다리면 망부석이 되어 버린 '할미바위'는

여전히 먼바다를 바라보며 그이가 돌아오기만을 희망하고 있다

 







일출의 장관은 놓쳤지만

일출의 여운은 하늘과 바다, 그리고 대왕암 여기저기에 남아 있다








울산 대왕암

신라왕조 때의 임금인 문무대왕이 죽어서도 용이 되어 신라를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경상북도 경주시 앞바다에 있는 왕릉(경주 대왕암)에 안장되었다면

그의 왕비도 나라를 지키겠다는 마음을 가지며고 용이 되어서 승천하여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는 곳



대왕암 해안산책로를 따라 수많은 해송, 기암괴석, 바다의 풍경에 빠져 걷다보니

어느 순간 울기등대의 온전한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예전 등대는 새로운 등대에 역할을 빼앗기고 예전 자신의 모습을 회상한 체 그곳에 서있다.

새로운 등대가 제 역할을 다하도록 독려하면서...




울기등대를 뒤로하고 걷다보니

해파랑로의 아름다움과 여유로움이 눈앞에 펼쳐진다.

바다와 몽돌해안을 끼고 있는 한적한 시골길일 뿐이지만,

이런 한적함속 길을 걷다보니, 많은 고민들속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게 된다.

 




이어지는 성끝마을과 슬도 등대.

성끝이라는 지명을 보면,

이곳이 예전 성의 끝자락 아니면 성의 바깥에 있는 마을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작은 촌락에 불과하지만,

마을에서 바다와 방어진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다.

작은 카페들이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하는 것 같다.




성끝마을의 벽화들은

동피랑이나 서울의 벽화마을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곳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다른 벽화마을들이 실력있는 사람들의 참여까지 이루어지면서 상업화되고, 많은 관광객들로 채워져 있다면,

성끝마을의 벽화들은 우리와 같이 호흡하는 바로 옆 친구들이 그린 듯한 순수하고 투박함이 그려져 있다.

그래서 이곳의 벽화들은 아직은 관광객의 것이 아닌 주민들의 것으로 존재하는 듯 하다.

벽화에 내몰린 주민이 있는 것이 아니라

벽화앞에서 자신들의 삶의 방식인 농사와 낚시도구 손질들을 하고 있는 공간으로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