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어쩌다 접하게 된/책

위기의 역사 - 오건영

by 심심한 똘이장군 2024. 5. 6.

지속적인 저금리 기조, 안정적 물가상승율을 바탕으로 한 부동산 불패의 신화.

전세계는 그러한 낙관론을 먹고 성장해 왔다. 지속적인 성장을 해왔기에 낙관론이 파고들 수 있었던 것일수도 있다

그러나 세계경제는 사람들의 낙관적 예측처럼 한쪽 방향으로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성장이 있으면 불황이 있고, 불황이 있으면 성장이 오는 관성은 여지없이 사람들의 낙관적 예측을 처참하게 부서뜨리기를 반복하고 또한 다시 회복하기를 반복한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고물가, 고환율, 수출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가 끝나가는 2022년 미국의 금리인상 시작과 40년 만에 찾아온 인플레이션,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고환율(원화약세)의 시대에 금리도 5% 내외까지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이 실물경제의 불황으로도 연결되고 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우리가 겪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왠지 낯설지가 않다.

과거의 어떤 상황들과 묘한 기시감이 든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는 상황들, 하지만 이것이 어찌보면 시스템적 모순이자 자본주의 속성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경제위기의 상황이 되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을 동원하게 되는데 이러한 수단이 당시에는 해결책이 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는 또다른 방향의 위기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하니 말이다.

사람들은 반복된 착각을 하고 반복된 행동을 하고 반복된 패턴의 경제상황 들이 발생되는 것이다.

저자는 지금의 현상들이 계속되는 것은 과거의 사건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관습적으로 잘못된 착각을 반복하기 때문이라 주장하며 과거의 경제위기 되돌아보기를 시도한다.

1~6장까지는 대한민국 경제에 가장 치욕적이자, 비극적이며 지금까지도 그 영향을 남기고 있는 ‘IMF 외환위기’를 다룬다.

외환위기라는 결과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왜 외환위기가 발생되었는가라 측면으로 설명을 해 나간다. 1985년 플라자 합의이후 지속된 엔화강세는 1995년 고베 대지진으로 인한 보험금 지급에 따라 일본 금융사들이 해외자산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초강세를 띄게 된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수출경쟁력이 강화되면서 3저 호황을 맞게 되고 외채 등의 조달을 통한 시설투자에 나서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제호황은 그러나 ‘역플라자 합의’와 함께 맞이한 엔화약세라는 급변상황, 반도체 쇼크 등 수출 부진과 함께 침체기에 빠지게 된다. 대규모 무역적자와 달러 부채(단기외채)의 증가, 단기외채 상환과정에서 환율방어를 위한 외환보유고 사용(관리변동환율제 운영에 따라)으로 IMF를 맞이하게 된다.

* 불가능한 삼위일체 : 안정적인 환율, 독자적인 통화정책(금리), 자유로운 자본이동

 

7~9장은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닷컴 버블’의 생성과 붕괴를 이야기 한다.

저자가 닷컴 버블을 다루는 이유는 경제 위기까지는 아니라고 할 현상이었지만 자산시장에 미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부양책이 이후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왔기 때문에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10~14장에서는 1929년 대공황 이후 전 세계를 저성장의 늪에 빠트리는 최악의 상황이었다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분석한다.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투자처를 찾고 있던 기관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으로 대표되는 부실채권 AAA 채권들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미국 기준금리가 17차례 연속 인상되면서 개인과 금융기관들의 부실이 발생하게 된다.

수많은 기업과 개인들은 부채를 줄이기 위해 자산을 파는 디레버리징이 발생하게 되는 결과를 야기하게 된다.

급격히 줄어드는 유동성과 자산 가격의 하락 등은 결과적으로 글로벌 불균형과 맞물려 글로벌 총수요 감소로 이어지게 되고 전 세계적 저성장의 늪에 빠지게 된다.

다행히 주요 경제국들이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고 신흥국의 소비 회복으로 글로벌 불균형은 해소되지만 신흥국의 부채 또한 증가하게 되는 부작용이 발생하게 된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 존재하는 것이다)

 

15~17장은 ‘코로나19 사태 및 이후 나타난 40년 만의 인플레이션 충격’에 대해서 18장에서는 위기들의 공통점을 써내려 간다. 코로나 19 기간 엄청나게 많은 재정투입으로 돈의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수요는 증가하는 반면, 공급은 부족해지고 엄청난 인플레이션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 상황은 현재도 유효한 상태로 경기침체도 안되게 해야 하면서 인플레이션도 잡아야 하고, 인플레이션이 반복되리라는 심리도 잠재워야 하는 숙제에 직면한 상태가 되었다.

저자는 4개의 큰 경제위기를 살펴보면서, 각각의 사건들이 달라보이기는 하지만

“장기간의 안정적인 경제 환경 속에서 싹튼 안이함”, “급격한 금융 환경의 변화”라는 공통의 원인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한 공통점에 대비하지 않고 계속된다면 또다른 경제위기를 우리 앞에 현실로 도래할 것이라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