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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접하게 된/책

2024 이상문학상 : 일러두기 - 조경란

by 심심한 똘이장군 2024. 9. 7.

무언가에 엄청 열정을 가지고 열중할 때도 있다.

반대로  바쁨이라는 핑계로 무언가를 멀리할 때가 있다.

내게 있어 이상문학상 읽기가 그런 것 같다.

한 때는 매년 읽고 평하고, 좋아하던 것이 어느 순간 몇 년간 전혀 접하지도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다.

그러다 문득 들른 서점에서 이상문학상 수상집을 집어들게 된다.

잊고 지냈던 이상문학상.

올해는 어떤 작품들의 새로움을 보여줄지...

잊고 있던 기간만큼의 변화가 느껴질까요?

 

대상 수상작 조경란 작가의 "일러두기". 

너무도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듯 한 남자와 여자.

하지만 그 평범함에 속에는 각자의 힘든 과거가 녹아져 있고 숨어 있습니다.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그들은 평범할 수만은 없는 노력들을 평범함 이면에 숨기고 있습니다.더디지만 상처는 노력과 함께 아물어갑니다.

 

김기태 작가의 "팍스 아토미카"

강박증세를 가진 남자가 느끼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이야기한다.

스스로가 강박증세를 가지고 있음을 아는 남자의 불안과 강박은 그 자체의 인식흐름만으로도 자유로울수 없는 제한을 가진다.

강박증세의 한 남자와 핵전쟁, 위험의 폭력이 만드는 폐허세계에 대한 사회학적 상상력에 대한 글의 연계는 쉽게 공감되지 못합니다.

박민정 작가의 "전교생의 사랑" 은 예술현장에 벌어지는 폭력의 피해가 어떻게 관련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가를 묻는다.

아역 배우의 원치 않는 노출씬과 트라우마.

트라우마속 그녀들은 여전히 미성숙의 시간에 갇혀 있다.  사람들은 이미 과거의 그들을 기억하지 않지만 (또는 왜곡된 기억을 가지고 있는)  ...

"잊혀질 권리".

잊혀진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자아를 가진 본인의 기억, 삶에서도 사라져야만 온전한 것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박솔뫼 작가의 "투 오브 어스"

고민과 문제를 가진 우리들. 

서로를 느끼는 느릿한 움직임, 시간의 고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글의 의도를 찾지 못하는 것만큼이나 살아감에 대한 의미도 찾지 못하는 것일까?

너무 철학적일까?

성혜령 작가 "간병인"

주인공과 의심스러운(아버지의 내연녀로) 간병인간의 불안한 일상을 이야기한다.

실제로는 어떠한 사건도 발생하지 않지만 그 둘 간에는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주인공은 간병인과의 간극이 좁혀져 있음을 느끼게 된다.

 

최미래 작가의  "항아리를 머리에 쓴 여인"는

전공이나 앞으로의 꿈과 희망과는 관계없이 당장의 생활비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베이비시터의 이야기이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시작한 일에 어느 순간 잠식되어가는 자신의 꿈을, 그리고 그것에 안주하는 삶의 주인공을 그린다.

젊은 베이비시터를 소재로 돈으로 시작되어 편안함에 취하다 더이상 빠져나오지 못하는 형국을 맞이하는 모양새를 그린다.

불안한 최근의 젊은이들에게 있어 생계와 꿈은 병행할 수 없는 것일까? 생각하게 된다.

올해 이상문학상에 대한 느낌을 요약하자면
"첫 장을 넘길 때의 기대감, 그리고 마지막 장을 덮을 때의 아쉬움!"

이 한 문장으로 정리될 것 같다.

오래도록 책을 접하지 않아서 독서의 감각, 이해력이 떨어진 내 탓이 제일 크겠지만  특별히 나의 이목을 끄는 작품은 적은 편이었다.

과거에 느꼈던 신선함, 다른 형태의 접근, 새로운 소재 등의 기대치에 못미치는 허전함이라고 할까.

내년을 기대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