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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접하게 된/미술

윤경혜 초대 개인전 - 숨쉴, 틈

by 심심한 똘이장군 2023. 12. 14.

겹겹이 쌓이는 삶의 흔적들

겹겹이 겹치는 생각의 겹들. 그 안에는 답을 알수 없는 무수히 많은 질문들이 있다.

이제 고단한 삶 속 숨쉴 틈을 찾는다.

그리고 그 쉼쉴 틈 사이에는 작가의 변화된 감정들, 심정들이 존재한다. 사람에 대한 애정이 자리한다.

윤경혜 작가님의 작품 속 숨쉴 수 있는 틈들... 실제로 보아야만 느껴진다.

 

 

숨쉴 틈 윤경혜

 

1. 겹

나는 어떤 존재인가? 왜 살아가는가? 무엇이 의미 있는 삶인가? 무엇이 되길 원하는가? 무엇이 중요한가? 무엇을 찾고 있는가? 무엇을 위해 노력하는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내 삶을 인정하는가? 힘은 어디서 찾아야 하는가? 인생의 필수 요소는 무엇인가? 행복은 무엇인가? 사랑하는가? 선택은 타당했는가? 현명하려면? 고통에 익숙해지려면? 나쁜 일에 대한 대처방안은? 내게 묻는다. 생각의 겹이 쌓인다.

 

2. 숨쉴 틈

병원에서의 생활은 고됨의 연속이다. 고됨에는 마음 편히 쉴 곳이 없다. 수년 전 나는 보호자로 이곳에 있었다. 환자는 환자대로 고통을 감내하는 시간에 힘들고, 보호자는 끊임없는 결정 강요의 압박과 잠시의 도움이 절실한 환자를 위해 상시 대기하여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고통과 감내, 기대와 절망 속에서 숨통이 틔워질 곳이 필요했다. 숨이 쉬어질 공간. 

그곳이 여기이길 바란다.

 

3. 20221216

인생의 분기점을 만났다. 일상에 변화가 생겼다. 새로움이 두려움 되어 마음이 어두워졌다. 낯선 일상을 기대해보려 노력하는 내내 생각은 환한 불꽆의 색부터 총천연색 그리고 색을 잃은 어둠까지 다양해진다. 불현듯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에 기분이 좋아졌던 하루에 대한 기록이다.

좋아져라 좋아진다 좋아질 것이다.

나라져라 나아진다 나아질 것이다.

 

4. SANBIT

작가를 시작하던 시기에 첫 이메일을 만들었다. 이메일 주소에 빛나는 작가가 되고 싶은 마음을 sanbit 이라는 단어로 만들어 품었었다. 변한 일상에 대한 고민은 시작하던 시기를 떠올리게 하였다. 그간 색태토 단면의 질감과 색으로 감정을 표현했다면 다시 시작하는 마음은 이와 다른 질감과 색으로 드러내고 싶었다. 흙을 구성하는 원료들이 모여 덩어리를 만들 듯 새로운 의지를 작은 단위의 결정을 모아 구축하였다. 새로운 표현이 이룬 생각의 겹이 빛나길 바란다.

 

5. 기록합니다

모든 이의 삶과 추억이 소중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삶의 이야기를 기록하려 합니다. 본인에게 소중한 색, 숫자, 단어, 문장을 주세요. 작업으로 기록하겠습니다.'로 타인의 추억을 받았다.

생일이 하루 차이인 3살 터울 자매, 고민 많은 학생, 충실히 자신의 삶을 사는 친구, 엄마의 손글씨를 엄마의 아이새도우 색으로 표현해주길 바란 작가, 아이를 너무나 사랑하는 엄마의 이야기들이 모여 작품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