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차려진 거대예산의 상업영화에 비하면
뭔사 부족한 듯하지만 쓴 웃음을 짓게하는 무언가를 담고 있는 B급영화.
"족구왕"에서 예전의 추억을 떠올렸다면,
"장기왕"에서는 사회 이곳저곳의 부조리와 어둠들이 젊은이의 희망찬 밝음으로 극복되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젊은 청춘들의 취업문제.
자신의 희망을 이루지 못하는 현실(연기자)
취업이후에도 직장내 성차별이 난무하는 사회,
경제적 성취라는 목적하에 사라질 위기에 처하게 되는 "쉼터"
젊음 앞에 펼쳐진 세상의 이미 권력과 신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기득권이다.
어쩌면 그런 기득권 세력을 상징하는 것이 장기판 위의 세계가 아닐까?
절대권력의 왕과
왕의 다음으로 차례차례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차, 포, 마, 상, 졸(卒)
졸이 왕의 위치를 위협하는 것이 거의 어려운 장기의 세계.
졸은 그저 왕을 위해, 차를 위해, 포를 위해, 마를 위해, 상을 위해 미끼가 되거나 돌격대장으로서의 희생자의 역할로만 존재한다.
하지만 장기왕에서는 그런 졸(卒)의 반란을 보여준다.
노인의 놀이쯤으로 치부되던 장기의 세계에
새파란 젊은이(?)가 도전장을 내고, 기존 실력자들을 한 명, 한 명 이기고 올라가는 모습은,
졸(卒)이라는 권력의 이방인이 기득권인 왕을 이기는 장기왕은
B급의 삶이지만 젊은이들의 희망을, 그리고 희망의 달성은 A급이라 외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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