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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접하게 된/영화

초속 5센티미터

by 심심한 똘이장군 2018. 2. 28.

일본 애니메이션 '초속 5센티미터'

극장 개봉이 한참 지난 후인 2018년에나 보게된

 

3개의 이야기들이 개별적인 단편제목에 따라 전개되면서,

결국 하나의 고리안에 엮여져 있는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

일본 애니매에션 특유의 아름다운 그림과 감성적인 이야기가 과거의 첫사랑을 떠올리게 한다.

 

1. 벚꽃무리

벚꽃잎이 떨어지는 속도 '초속 5센티미터'

시속 0.18킬로미터

"아카리"는 "타카키"에게 말합니다.

항상 나와 함께 벚꽃이 지는 것을 보고싶다고,

둘이 함께하는 시간은 그렇게 느린 속도로 지나갔으면 좋았을 것입니다.

 

 

학교에서,

도서관에서

둘은 서로가 하나의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모두에게 똑같은 초등학교, 중학교를 거치는 그 시간이

그 둘에게는 '초속 5센티미터'가 아닌 시속 몇십 킬로만큼이나 빨랐나 봅니다.

 

하지만 둘이 함께하기 위한 이동의 시간은 거리만큼이나 멀고도 느립니다.

마치 '초속 5센티미터' 의 속도로 "타카키"는 "아카리"에게 다가갑니다.

나무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속도가 '초속 5센티미터' 였다면, 그리움이 그리도 크지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녀에게 다가가는 그 길은 떨어짐의 속도가 아니라

그녀에게 가야하는 수평거리의 속도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만나는 거리는

아름다운 벚꽃의 나무아래가 아니라

하얀 눈만이 존재하는 백설의 밤이었습니다.

눈이 내리는 속도도 '초속 5센티미터' 였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벚꽃잎 떨어지는 수직의 속도가

기차를 타고 가는 수평으로 거리와 속도로 바뀌고

벚꽃잎이 눈으로 바뀌면서,

'초속 5센티미터' 는 백설의 밤,

오두막에 있던 "아카리"와 "타카키" 희망하던 시간의 속도였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짧은 함께라는 시간에도 불구하고 쓸쓸함과 불안감은 그렇게 증폭되었나 봅니다

 

 

눈 속, 저만치 앞서가는 "타카키"

그 뒤를 따라가는 "아카리"

둘간의 거리는 얼마만한 속도로 따라잡을 수 있을까요?

 

 

2. 우주비행사

"스미다" 앞에 전학온 "타카키"

"스미다" 는 사랑합니다.

그냥 "해야 할 일들을 해 나가고 있는" "보낼 곳이 없는 문자를 쓰는" 한 남자 "타카키"를.

 

"스미다" 의 눈에 보이는 "타카키" 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고독한 여행"을 하는, "필사적으로 쏘아올려 저 멀리 너머에 있는 무언가를 바라보고 가는" 우주 비행선의 모습과 일치하는 듯 합니다.

자신과 같이 있지만

"언제나 나의 저 너머 좀 더 먼 무언가를 바라보고 있는" "타카키"의 모습속에

이루어질 수 없는 "스미다"의 사람을 느끼는지도 모릅니다.

둘의 사이는 "시속 5킬로미터" 의 속도록 움직이는 우주비행선 운반체일지도 모릅니다.

걷는 속도 시속 4킬로로는 잡을 수 없어,

조금 빨리 걸어보고 싶지만,

여전히 그 속도의 거리만큼 저 멀리 있는 "타카키" 에게 더이상은 다가갈 수 없는...

그리고 둘의 사이에는

벚꽃도 눈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저 멀리 우주의 심연으로 날아오르는 비행선만 각인될 뿐입니다.

 

"타카키"는 정말로

필사적으로 심연의 저 멀리 무언가를 찾아가는 비행선처럼

"아카리" 를 찾아 떠나는 자신을 상상하고 있었을까요?

 

 

3. 5 centimeters per second

이미 성인이 된 "타카키", "아카리"

긴 시간이 지났지만,

그리고 생활을 하고 있는 것 뿐 슬픔은 쌓여만 가고 있는 현실에서

우연히 서로를 만나는 기적을 꿈꾸어 갑니다.

 

하지만 "타카키"는 압니다.

"초속 5센티미터" 의 속도로 지나갔었으면 좋았을 그들의 유년시절은,

항상 옆에 있었던 "초속 5센티미터" 만큼의 그들의 거리는,

"초속 5센티미터" 이던 "시속 5킬로미터" 이던

이미 빛을 잃어간 자신이 예전의 의미로 "타카키"에게 다가갈 수 없음을,

눈이 내리던 예전의 풍경은 다시 벚꽃이 피는 계절로 변했지만,

철길 위의 빨간 신호등 마냥, 그녀 앞에서 멈춰 서 자신의 길로 걸어가야 함을 말입니다.

 

벚꽃잎이 떨어지는 속도가

기차가 움직이는 속도와 그 속도로 가야만 하는 거리로,

우주비행선이 움직이는 속도와 그 속도로 가야만 하는 거리로 변한 만큼이나

"타카키" 와 "아카리"는

다시 벚꽃잎이 떨어지는 속도와 그 속도로 가야만 하는 거리사이로 돌아가지는 못합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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