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위생사도 “파노라마 촬영 가능”

보건복지가족부 최근에 허용 … 방사선협회는 강경 대응

 

앞으로 치과위생사들의 파노라마 촬영이 가능해진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치과보조인력개발특별위원회(위원장 기태석, 이하 보조특위)는 지난 1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치과위생사의 파노라마 촬영이 허용됐다고 밝혔다.

기태석 위원장는 “보건복지가족부가 ‘치과위생사의 파노라마 장치를 이용한 구내촬영은 가능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각 지자체에 하달했다”며 “지난달 19일부터 치과위생사의 파노라마 촬영이 허용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공단의 현지 실사 시 치과 스탭의 업무 범위 문제로 불이익을 당했던 치과병ㆍ의원에 어느 정도 숨통을 틔워줄 전망이다.  

 

불합리한 제도 개선

파노라마 보유 치과는 지난해 12월 말 현재 전체 치과의료기관(13,918개)의 88%에 해당하는 12,375개에 이르고 있다. 치과의원에서 사용하는 파노라마 비중 및 촬영빈도가 증가하고 있으나 의료기사법에는 치과위생사의 파노라마 촬영여부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지 않아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환수조치를 당하는  등 그동안 치과의료영역의 독자성을 고려하지 않는 불합리한 제도라는 지적이 높았다.

지난 1996년 대한방사선협회가 치과위생사의 업무범위에 대해 유권해석을 요청하자 복지부가 ‘촬영장치 및 촬영방식에 구애 없이 구강내부의 진단용방사선 촬영업무를 할 수 있다’는 답변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치과위생사들의 파노라마 촬영은 위법으로 판단됐다.

이에 보조특위는 “치과의료영역은 의과의 한 과가 아닌 의료법에 의한 독자적 영역이고, 치과방사선이 치과의 한 분야로서 의과와는 별도의 제도가 마련돼야 하나 현행제도에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2002년부터 치협은 치위협, 방사선협회와 협의를 진행하고 복지부에 수차례 문제점을 건의했으나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지난해 10월 6일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자 국민권익위원회에 제도개선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권익위는 복지부를 상대로 파노라마 촬영업무를 치과위생사 업무범위에 포함할 수 있도록 올해 연말까지 법 개정을 권고했다.  

 

방사선협회 강력 반대

반면 대한방사선협회는 치과위생사의 파노라마 촬영은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강경대응에 나섰다.

방사선협회는 “무자격자들은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장치의 특성, 방사선영상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알지 못해 방사선사에 의한 검사보다도 터무니 없이 많은 X선을 준다”며 “보이지 않는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치협은 파노라마 피폭량이 극히 미미하고 크게 안전상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연구보고서를 제시했다. 그러면서도 자칫 이번 문제가 의사와 의료기사간의 대립으로 사회에 비춰질 수 있어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치과위생사의 파노라마 촬영이 허용됐지만 아직까지 반대 급부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업무영역 싸움이 아닌 진정 환자를 위한 최선책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정동훈기자 jd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