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주관의 의료기관평가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또 다른 정부부처인 기획예산처가 국립대병원들에 대한 만족도 평가 계획을 밝혀 병원계의 불만을 사고 있다.
기획예산처는 29일 국립대병원의 서비스 수준 향상과 고객중심의 경영확산을 위해 12개 국립대병원에 대한 고객만족도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평가 대상은 서울대병원, 서울대치과병원, 강릉대치과병원, 경북대병원, 경상대병원, 부산대병원, 강원대병원, 전남대병원, 전북대병원, 제주대병원, 충남대병원, 충북대병원 등 12개. 평가는 오는 11월부터 내년 4월까지 실시되며 조사결과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하고 공공기관의 고객만족, 업무과정 개선 등을 위한 컨설팅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기예처는 이번 조사로 인해 국립대병원들의 고유 서비스인 진료 뿐만 아니라 고객접점 환경개선, 직원의 응대태도 및 서비스 보증강화 등 서비스 개선 노력이 강화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기획예산처의 고객 만족도 평가에 대해 해당 국립대병원들은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복지부의 의료기관평가 만으로도 상당한 부담을 갖고 있는 병원들로서는 기예처의 추가 평가가 달갑지 않은게 사실.
더욱이 기예처의 만족도 평가가 복지부의 의료기관평가와 시기가 맞물리면서 국립대병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이미 의료기관평가 항목에 고객 만족도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중복평가에 의한 행정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는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한 국립대병원 관계자는 "정부의 잇단 평가로 인해 병원의 고유 업무인 진료에까지 지장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실제 평가로 인한 서비스 개선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장 다음 달부터 평가에 들어간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평가 일정이나 항목 등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며 "국립대병원의 서비스 향상이란 명제는 공감하지만 방법이 틀린 것 같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기예처는 이번 평가는 의료기관평가와는 확연히 다른 것으로, 법적 근거가 있는 만큼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기예처 관계자는 "의료기관평가 항목에 만족도 부분이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번 평가는 격이 다르다"며 "병원들이 반기지 않은 것은 알지만 서비스 향상을 위해 예정대로 평가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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