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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접하게 된/책

가슴뼈 하나 빼내듯 떠나보낸 사랑 - 양소연

by 심심한 똘이장군 2021. 4. 9.

 

 

아버지, 제 꿈은요 더 이상 꿈꾸지 않는 거예요
오냐, 애썼구나...
얘야 고맙다

 

 

아가, 두려워 마라 
아픔도 슬픔도 세월 가면 
헌 이 자리 새 이빨 나듯 
아물고 새로워지는 것이려니

 

 

 

이명

 

소릿줄이 툭 끊어졌다

 

지나간 날을 떠나보내고

훨훨 날고 싶었던 새 봄

그 맘을 미리 알았나

낡은 스피커처럼 어디 한 줄이

툭 끊어지고는

삐삐 불량한 소리가 난다

 

어릴 적 내 몸은

바늘을 얹기만 하면

고운 노랫가락이 흘러나오는

새로 산 레코드판이었는데

 

살면 살수록 잡음이 난다

세상 소리 마구 듣다가

온갖 끈을 당기다가

결국엔 끊어진 줄

 

손바닥을 비벼

따뜻한 온기로 소릿줄을 위로해 보지만

잘못 칠한 그림처럼 돌이킬 수가 없다

 

고운 빛깔은 아니어도

세상 누구도 들을 수 없는

소리 하나 얻었다

 

바닷소리인 양 산새 소리인 양

이근으로 가는 길에

동무 하나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