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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접하게 된/책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 존 르카레

by 심심한 똘이장군 2021. 5. 9.

 

반혁명에 대해 스스로 방위하는 행동을 소수의 개인이 희생되거나 배척당한다고 해서 멈추게 할 수는 없지 않겠소?
결국 그래야만 하는 것이오.
우리도 합리적인 진보를 위해 우리의 행동이 전적으로 옳다고 하지는 않소.

동서 냉전의 시대,

영국으로 대표되는 민주주의 국가등과 러시아로 대표되는 공산주의 국가등 간에 일어나는 첨보전쟁.

상대방의 정보를 얻어내기 위해 권모술수가 난무하고, 속고 속이는 두뇌싸움이 비일비재하던 시대.

이 시대를 스파이의 시대라고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007 영화에서는 초인적인 힘을 가진 스파이를 보여줬다면, 이 책에서는 감정을 가질 수 밖에 없고, 완벽하리라는 작전 속에도 빈틈이 존재할 수 밖에 없는 스파이의 현실들을 보여준다.

그리고 영원한 우리 편도 없고, 배신과 또다른 배신들이 난무하는 스파이의 세계도 보여준다.

대의를 위해 작은 것은 희생될 수 있고, 그래야만 한다는 당위성을 부여하는 첨보의 시대.

개인의 삶에 투영된 스파이의 세계는 과연 무엇이 정답인지 규정되지 않는다.

 

이 게임에는 규칙이 하나뿐이야.
문트는 영국  정보부 사람이야. 정보부가 요구하는 것을 제공하지.
아주 이해하기 쉽잖아?  레닌주의는 전략상의 일시적 동맹을 역설하지.
당신은 스파이를 뭐로 생각하는 거야? 스파이가 성직자나 성인이나 순교자라도 되는 줄 알아? 스파이는 허영심 많은 바보들의 한심한 행렬이야. 물론 반역자들이기도 하지. 동성애자, 사디스트, 술고래, 타락한 생활에 활기를 주려고 카우보이와 인디언 놀이를 하는 자들이야.
그들이 런던에 수도승처럼 앉아서 옳은 것과 그른 것을 비교하고 있는 줄 알아?
나도 할 수만 있다면 문트를 죽였을 거야. 나는 문트를 마음속 깊이 미워하고 있어.
하지만 지금은 안돼. 공교롭게도 지금은 그들에게 문트가 필요하니까.
당신이 찬미하는 어리석은 대중들이 밤에 침대에서 단잠을 잘 수 있게 하려면 문트가 필요하니까. 당신과 나 같은 평범한 시민의 안전을 위해서는 문트가 필요하니까

초인간적 능력을 발휘하도록 훈련받고 기대받지만

그들 또한 한 명 한 명의 평범한 인간으로서의 감정을 소유한 인간임을 잊을 수는 없다.

대의를 위해 자신을 소모품으로 자각하게 만들었지만...

영국으로 돌아가게 되면 그것을 되찾아야 할 것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하찮은 것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었다.
평범한 생활이 가치 있다는 믿음, 빵 부스러기를 종이 봉지에 넣고 해변으로 걸어가 갈매기들에게 던져 주는 소박함.
하찮은 것에 대한 이 관심은 리머스가 이제껏 가질수 없었던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