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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접하게 된/책

공감필법 - 유시민

by 심심한 똘이장군 2018. 4. 9.

학생운동으로 징역을 살고, 유학을 가고, 국회의원이 되고, 장관을 하고, 소위 그가 학생운동때비판하던 기득권층이 되기도 했지만 (자본주의를 비판하던, 아닌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이라기 보다는 독재에 대한 비판이 정확한 표현같다),

이제 먹고살기 위해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정치비평가의 대열에 합류(그가 부정할지는 모르겠지만 국민들은 그런 생각이 든다)한 유시민.

이제는 유시민 작가라는 표현이 더 익숙하기도 하다.

전공인 경제학보다는 역사와 인문학이 더 좋은 그. 깊은 우물을 파는 것보다는 그저 관심을 따라 읽고 쓰기를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며 자신을 내려놓는다.

하지만 그의 책을 읽다보면 누구가 알기 쉬운 단어와 문장을 사용해서 멋진 글들을 만들어내는 마술을 부린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케 했던 읽기와 글쓰기에 대한 그의 생각이 이 책을 통해 전해진다.


 



 

공부는 인간과 사회와 생명과 우주를 이해함으로써 삶의 의미를 찾는 작업입니다.

독서는 글쓴이가 파악한 인간과 세계의 본질, 그 사람이 ㅊ자은 삶의 의미와 살아가면서 느낀 감정을 얻는 것입니다.


 

 

글쓰기는 생각과 감정을 문자로 표현하는 행위입니다. 말과 글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면 우리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이 무엇인지 스스로 정확하게 인지하지도 못하니까요.


 

 

그가 말하는 읽기의 기본은 감정을 이입하고 공감하는 것이다.

공감을 통해 상대방의 이야기를 정확히 이해하고

상대방이 내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도록 쓰라는 것이다.

 

비판적으로 텍스트를 독해하려면 거리감을 두지 말고 글쓴이에게 감정을 이입하면서 읽어야 합니다. 어떤 텍스트를 비판하려면 먼저 그 텍스트를 있는 그대로 이해해야 합니다. ~~~ 글쓴이가 무슨 생각과 어떤 감정을 텍스트에 담았는지 살펴본 다음 빠져나와서 자기 자신의 눈으로 그 텍스트를 비평해야 하는 겁니다. 그래야 그걸 쓴 사람뿐만 아니라 제3자도 그 비평에 쉽게 감정을 이입할 수 있어요.


 

 

 

 

내가 달라지면 같은 텍스트도 다르게 해석하게 되고, 텍스트를 다르게 해석하면 그 해석을 토대로 한 삶의 태도도 달라진다는 걸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그 공감이 항상 똑같지만은 않은 경험을 소회한다.

같은 책, 같은 텍스트에 대해서도 나의 환경에 따라, 나의 나이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어질 수 있고, 그에 따라 내 삶도 바뀔 수 있음에 대해서 말이다.

어쩌면 이 말은 읽기의 기본이라고 했던 ‘공감’과는 대척되는 말일지도 모른다.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하나였을텐데, 공감하면서 읽었다면서도 내 상황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면 올바른 공감이었다고 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작가 와카마쓰 에이스케의 “작품은 작가만의 것이 아니다. 글을 다 쓰고 난 시점에서 작품은 작가의 손을 떠나간다. 글을 쓰는 것만으로는 완성되지 않고 독자들이 읽음으로서 결실을 맺는다. 독자들이 읽어야만 비로소 영혼에 말을 건네는 무형의 언어가 되어 세상으로 나간다. 독자는 작가와는 다른 눈높이에서 작품을 읽고 다른 뭔가를 창조해 낸다.” 라는 말처럼

최대한 공감은 하더라도 결국 최종적으로 그 작품을 읽고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은 독자의 몫이 맞을것 같다.

 


 

문자 텍스트를 읽을 때는 글쓴이가 독자에게 전달하려고 한 지식, 정보, 생각, 감정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있는 그대로 읽어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게 되지 않으면 공감도 교감도 비판도 할 수가 없어요.그렇게 해야 책에서 얻은 것이 세상과 타인과 자기 자신을 대하는 태도를 형성하는 토대가 될 수 있습니다.


 

 

구사할 수 있는 어휘의 양이 생각의 폭과 감정의 깊이를 결정합니다.


 

 

글쓰기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아는 게 많으면 글쓰기에 도움이 되지만 아는 게 많다고 해서 반드시 글을 잘 쓰는 건 아니에요. 아는 것이 적으면 불리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글을 쓰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저마다의 수준에서 저마다의 스타일로 글을 쓸 수 있어요. 하루 한 문장이라도 꾸준히 쓴다면 말입니다.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면 수첩을 지니고 다니십시오. 고개를 들고 귀를 열어 거리 풍경과 주변 사람을 관찰하고 도시의 소음을 들으십시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느끼고 머리로 생각하는 것을 수첩에 문자로 옮기는 겁니다.주제가 특별하지 않아도 되고 문장을 완성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한쪽이 메모로 빼곡해지면 귀퉁이에 일시를 적은 다음 떼서 따로 보관하는 게 좋아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보면 떼놓은 메모지가 쌓일 겁니다. 가끔씩 메모해 놓은 것을 보면서 그 메모를 작성했을 때의 상황과 그렇게 메모한 이유를 다시 생각해 봅니다. 비슷한 내용이 있으면 한데 모아 비교하고 종합해봅니다. 그러면 자신이 어떤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사는지 보입니다.


 

 

 

저는 말에 가까운 글일수록 잘 쓴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 입으로 소리를 내기 편하고 귀로 들어서 거슬리지 않고 뜻이 말하는 것처럼 잘 전해지면 잘 쓴 겁니다.


 

 

너무 자주 위로받으려고 하지 마십시오. 함부로 남을 위로하려고 하지도 마시고요. 삶은 원래 고독한 것이고, 외로움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감정입니다. 견딜 만큼 견뎌보고, 도저히 혼자서 못 견뎌낼 때 위로를 구하는게 좋은데, 요즘은 다들 위로를 남발하는 경향이 있어요. ~~~ 남에게 위로를 구하기보다는 책과 더불어 스스로 위로하는 능력을 기르는 쪽이 낫다고 저는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