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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접하게 된/책

꽃을 보듯 너를 본다 - 나태주

by 심심한 똘이장군 2019. 6. 4.

곰곰히 고민하지 않아도,

그의 시는 애틋한 감정이 온전히 전해져 온다.

슬프면 슬픈대로,

기쁘면 기쁜대로,

그리우면 그리운대로...


꽃을 보듯, 나무를 보듯, 하늘을 보듯

너를 보고, 사랑을 본다.

그리움을 앓는다.



사는 법

 

그리운 날은 그림을 그리고

쓸쓸한 날은 음악을 들었다

 

그리고도 남는 날은

너를 생각해야만 했다.



꽃그늘

 

아이한테 물었다

 

이담에 나 죽으면

찾아와 울어줄 거지?

 

대답 대신 아이는

눈물 고인 두 눈을 보여주었다.



이 가을에

 

아직도 너를

사랑해서 슬프다



사랑은 언제나 서툴다

 

서툴지 않은 사랑은 이미

사랑이 아니다

어제 보고 오늘 보아도

서툴고 새로운 너의 얼굴

 

낯설지 않은 사랑은 이미

사랑이 아니다

금방 듣고 또 들어도

낯설고 새로운 너의 목소리

 

어디서 이 사람을 보았던가......

이 목소리 들었던가......

서툰 것만이 사랑이다

낯선 것만이 사랑이다

 

오늘도 너는 내 앞에서

다시 한 번 태어나고

오늘도 나는 네 앞에서

다시 한 번 죽는다.



묘비명

 

많이 보고 싶겠지만

조금만 참자.



부탁

 

너무 멀리까지는 가지 말아라

사랑아

 

모습 보이는 곳까지만

목소리 들리는 곳까지만 가거라

 

돌아오는 길 잊을까 걱정이다

사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