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2인자들 - 조민기

흔히 역사를 승자의 기록이라고 한다.

역사속 패자는 악이며 패할 수 밖에 없는 당위성을 지닌다. 따라서 악을 이기는 선으로서 승자의 등장은 당연하게 생각되어 진다.

승자의 역사 속에서 1인자의 등장 또한 당연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승자에 대한 인식은 역사와 마찬가지로 현대의 스포츠나 정치, 경제에서도 동일하게 인식되어지는 현상이다

그런데 과연 역사에는 1인자만이 존재하는 것일까?

누군가를 1인자로 만들고, 1인자를 보좌하고, 1인자보다 더한 실질 권력을 가진 자는 없었을까?

 

이 책에서는 조선이라는 500 여년의 시간동안 1인자였던 왕만큼이나 파란만장한 삶과 권력의 굴곡을 겪었던 2인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조선왕조실록 등의 기록에 근거해서 사실에 입각해서 저자가 평가를 했다고 하지만 기록 또한 누군가의 주관이 개입되어 있을 것이고, 해석 또한 주관이 개입되어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책에는 겹치는 내용들이 기술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저자의 해석에 의한 인물에 대한 호불호가 드러나 보이는 곳도 있다.

조선 건국의 시조인 태조 이성계와 그를 도와 고려시대에서 조선으로의 혁명을 이루어내지만 마지막에는 실패한 정치가가 되어버린 혁명가 정도전.

버림받은 왕자의 자리에서 조선의 왕권을 강화한 태종 이방원과 정치가로서 탁월한 처세를 보여준 하륜

종친으로서 왕위를 차지한 세조 수양대군과 그를 도와 권력을 차지하지만 왕 위의 권력에 욕심을 부리던 한명회

처럼 드라마로도 익히 알려진 인물 뿐만 아니라

임사홍, 김안로, 이준경, 송익필 등 우리에게는 생소한 인물들도 등장한다.

1인자에게 있어 2인자가 어떤 사람인지는 참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2인자에게 있어 1인자가 어떤 사람인지도 중요하다.

1이라는 존재는 2라는 존재가 밑에 있어야 온전한 위상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2라는 존재는 태생적으로 1이라는 존재에게 있어서는 항상 위협으로 인식되어 질 수 밖에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

열정은 욕심이 되고 욕심은 욕망이 되곤 하는 2인자라는 존재에 대한 1인자들의 두려움은 또 다른 2인자들을 등장시킴으로서 기존의 2인자들을 제거하곤 한다.

상호보완적이기도 하지만 경쟁적이기도 한 존재들.

위태로운 관계속에서 한순간 충신이 간신이 될 수도, 간신이 충신이 될 수도 있는 역사 속 현실...

시간이 지난 지금, 그들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확실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