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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접하게 된/책

마음이 살짝 기운다 - 나태주

by 심심한 똘이장군 2019. 5. 1.

잘 있느냐고

잘 있었다고

잘 있으라고

잘 있을 것이라고


서로의 간격을 유지한 체

이제는 그렇게 그리움으로 서로를 바라본다

하지만 같은 테두리를 꿈꾸지는 않는

 

슬픔

 

정작 누군가가 죽었어도

누군가와 헤어졌어도

 

그 사람을 사랑했어도

나보다 더 사랑한다고 말을 했어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슬픔과 아픔보다는

 

배고픈 마음이 더 많아진다는 사실이

문득 나를 슬프게 한다.


 

너 보고 싶어

 

창문 여니 맑은 하늘

뭐가 보이니?

 

나뭇잎을 흔들고 가는 바람

하늘 위에 흐린 구름 몇 송이

 

너 보고 싶어 내가 보낸

내 마음의 자취 한 자락이야

 

멀리서도 들리는 새 울음소리

일찍 찾아와서 우는 여름의 철새

 

너 보고 싶어 내가 보낸

그건 내 마음의 소식, 들어나다오,


 

그리움

 

섬진강 스쳐

순천 가는 길

산마루에 는개가

앞을 막는다

 

가지 말라고

같이 가자고

보이지 않는 손을 들어

앞을 막는다

 

어쩌면 좋으냐!

너는 그렇게 멀리 있고

나 또한 이렇게

멀리 와있는데.


 

 

여행자에게

 

풍경이 너무 맘에 들어도

풍경이 되려고 하지는 말아라

 

풍경이 되는 순간

그리움을 잃고 사랑을 잃고

그대 자신마저도 잃을 것이다

 

다만 멀리서 지금처럼

그리워 하기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