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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접하게 된/기타

당신은 모르실거야 - 당신을 만난 것이 얼마나 행복이었는지

by 심심한 똘이장군 2023. 10. 3.

추석과 연결된 연휴의 마지막 날
“레트로 감성의 복고 연극”, “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
라고 홍보하고 있는, 그래서 대놓고 눈물샘을 자극할 것이 예상되는 바로 그 연극
“당신은 모르실거야”를 관람합니다.

동숭무대소극장은 처음 가보는 공연장이기도 하고,
마로니에쪽 대학로 연극공연장과는 완전 다른 장소라 낯설기도 했습니다
특히나 건물이 상업용 건물이 아닌 “경주이씨중앙화수회” 건물의 지하 1층에 있네요
공연장내 별도의 관람대기 장소는 아주 작게 4명정도만 앉을 수 있는 대기의자가 있네요.
15분전 입장가능까지는 아무래도 밖에서 대기하는게 편할 텐데요.
다행히 저희는 앉을 수 있어서 오늘 관람객은 적을 줄 알았다는...
오늘 좌석은 자유석이어서 일찍 온 순서대로 편하게 앉아서 볼 수 있었는데요.
무대를 중심으로 마름모꼴로 좌석이 놔눠져 있네요
그 중간을 관객 입장통로가 있구요.(상대적으로 무대 왼쪽은 공연의 측면을 보는 형태가 될 것 같네요)
공연이 시작되기 전이 되니 중년의 관객들로 좌석이 꽉 찹니다.

오늘의 캐스트는
이태식 배우(서석구 역), 이은정 배우(이순애 역), 엄대현 배우, 이예소 배우(관찰자 역 및 멀티)
 
이태식 배우의 목소리톤이나 동작은 극의 몰입도를 높여줍니다.
엄대현 배우, 이예소 배우의 연기들도 좋았구요
(관찰자, 멀티 역이어서 비중이 작을 줄 알았더니, 극의 비중도 꽤나 높네요)

첫 인상의 무대는 크게 신경쓰지 않은 듯, 어쩌면 성의가 없어보이는 듯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극이 전개되면 될수록
무대에 등장하는 의자 탁자 식탁 식기 등 연기 도구들은 실제가 아닌데도
실제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록 생동감이 있습니다.
유치원 소꿉놀이 인줄 알았더니... ^^

시놉시스

 
“레트로 감성의 복고 연극”
“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
 
현대 어느 병원, 서석구라는 노인이 15년전 병원에서의
어느 특정한 하루를 매일 똑같이 반복하고 있다.
서석구는 선택적 기억상실증, 그리고 카그라스증후군 또는 캡그래스증후군이라는 두가지 병리학적 증상을 앓고 있다.
석구의 일상을 따라가다보니 그가 무슨 연유로
이 병리학적 증상을 앓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 자신의 기억 한가운데 한 여인이 있음을 깨닫는다.


극의 전개는 서석구의 기억이 왜 15년전에 멈추어져 있는지?
그 이유를 찾기 위해 현재에서 시작해 1960년대, 현재, 1970년대, 현재, 1950년대, 그리고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기도 하고, 순방향으로 흐르는 등 추억의 파편들을 맞추어 갑니다.
추억들을 맞추어가다보면 엄마와 아빠의 첫 만남과 연애사, 결혼, 쓰러짐, 죽음까지를 연결하는 상상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딸의 결혼식 연습을 위해 순애가 메주는 넥타이는, 순애가 석구와 이별을 상징하는 순간에서도 잘 살아가기는 소원하는 넥타이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메밀묵과 찹쌀떡은 석구와 순애의 첫 만남, 리움의 장치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죽음에 이르러 떠나는 순애를 애타게 그리워 하는 마지막 외침이기도 합니다.

혜은이의 “당신은 모르실거야” 노래에 맞춰
순애는 남게된 석구에게 말합니다. “당신은 모르실거야! 당신을 만나 얼마나 행복했는지”
석구는 떠나는 순애에게 말합니다. “당신은 모르실거야! 당신을 만나 얼마나 행복했는지”
그리고 눈물로 외칩니다.
“메밀묵 사려, 참쌀떡!”

얼마전 봤던 “엄마의 레시피”의 아버지 버전이라고 할까요?
드라마적 분위기의 극은 시종일관 유머를 바탕으로 전개되다가 마지막에서와서야
지금까지 재미있게 잘 봤지? 그럼 이제 나가기 전에 카타르시스를 느끼도록 눈물한번 흘려봐 하듯 눈물샘을 자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