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립(代立)이란 말은 조선시대에 각종 부역에 동원된 사람이 돈을 내고 사람을 사서 대신시키는 일을 말하는데, 대립은 군인뿐만 아니라 각종 직역과 직종을 가리지 않고 성행했다고 한다
법적으로는 불법이지만 실제로는 횡행한 비공식적 제도라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불범적인 행위들이 조선후기까지도 계속되었다고 하니 법상 불법일 뿐 실제에서는 인정받는 불문법같은 행위라고나 할까
돈 많고, 권세 있는 부역자들이
돈 없고, 힘 없고, 미천한 백성들을 돈으로 사서 자신을 대신하게 하고, 자신은 평안함을 보호받은 것이다.
먹고 살기 위해 목숨을 담보로 대립이 되어서라도 생명을 부지하고, 처자식을 부양해야만 했던 일반 민초들의 삶이 얼마나 비참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영화는 임진왜란 직전부터 임진왜란 초기 선조가 나라를 팽개치고 의주로 도망간 사이 왕을 대신했던 광해와
어쩔 수 없이 광해를 지키게 되었던 대립군의 이야기다.
이야기의 의도는 이해가 되지만,
논리적이지는 않은 전개가 펼쳐지는게 아쉽다
질풍노도와 같았던 왜군 앞에선 대립군에게 무슨 명분이 필요하겠는가
그저 대립의 남은 기간동안 살아남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존만이 최고의 목표였을 것이다.
왜군에 맞서 싸워야 할 권세높은 사람과, 정규군인들은
하나, 둘 떠나거나
적의 총칼에 쓰러지고
대립인 일반 백성들과 군인의 역할로 남게 된다
낮설고 무서운 현실이 두렵기만 한 광해와
살아남기 위해 비범해지는 대립군은
위기 앞에 항상 바뀐 역할이었던 왕과 일반 백성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된다
다른 이들을 위해 목숨을 내 놓는 한 명, 한 명의 일반 민초들에 비해
광해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그저 민초들의 노래에
잠시나마 흥이 되어 주는 춤을 추어주는 것 뿐이다
처음에는 불평과 불만으로 가득한 대립군이었지만
인간 광해가 자기의 알에서 깨어나게 하는 역할 뿐 만 아니라
목숨을 바쳐 충성하는 의병의 모습으로 변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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