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어쩌다 접하게 된/영화

브리저튼

by 심심한 똘이장군 2021. 1. 31.

레이디 휘슬다운의 사고계 소식지를 매개로 하여

1800년대 영국 귀족사회의 연애와 결혼에 대한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넷플릭스 드라마의 시리즈 1편.

 

 

드라마 속 상류 사회의 귀족 영애들은 성인 여자로서 사고계에 데뷔를 하면 세 번의 사교 시즌 안에 결혼 상대를 구해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하자있는 여인이라고 간주되어 결혼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지게 된다.

철저히 남자들의 시각에서 여성의 가치가 평가되는 시대 배경 속

지금처럼 여권이 신장되지도 않았고, 여성 혼자서 경제적 독립을 이루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시대적 상황에서 그녀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은 많지 않았다.

 

명문 재력가 집안으로의 결혼을 제일의 목표로 삼을 뿐 그들은 사랑의 의미(정신적인 면, 육체적인 면)에 대한 올바른 교육없이 현실에 맞닥트려지고,

이를 헤쳐가는 과정을 주요 축으로 하여 드라마는 진행된다.

‘다프네’는 그 시대 순종적이고 비주체적인 여성상을 따르면서도, 자신을 겁탈하려던 남자에게 주먹을 날리고, 먼저 사랑을 고백하는 주체적인 모습을 간혹 보여주곤 하는 것은 시대배경을 고려한다면 나름의 주체적 행동일 수도 있을 것 같기는 하다.

 


무언가 완벽하지 않다 해서 사랑받을 가치가 없지는 않아요

당신이 너무 결함이 많고 망가져서 행복할 자격이 없다 생각하겠지만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어요.

제가 사랑하는 만큼 절 사랑하면 돼요.

그건 남이 결정해선 안돼요.

다른 사람이 결정할 수도 없어요.

오로지 당신에게 달렸어요


 

 

그런데 드라마 속 야한 장면과 화려한 복식(드레스 등)들의 볼거리를 제외한다면

어찌보면 ‘다프네’와 ‘사이먼’의 첫 만남, 계약연애, 갈등, 사랑, 결혼, 출산은 흔하디 흔한 로맨스 드라마의 골격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런 화려한 볼거리가 중요한 요소로 자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소재면으로 보면 흑인 귀족 남성과, 백인 귀족 여성간의 사랑이라는 측면이 드라마적 요소가 더 클거 같은데, 드라마에서는 이런 측면에서의 이야기는 간단히 간과되어진다.

마치 흑백의 갈등이 애초에 없다는 듯이.

 

오히려, 애로틱한 부분을 제외한다면 중간중간에 섞여있는

첫째 앤소니가 로페라 가수 시에나와의 사랑을 이어나가는 것

둘째 베네딕트가 예술가로서의 자유로운 삶 속에서 중간중간 보이는 동성애의 장면

셋째 콜린의 순수한 사랑에 대한 갈망

그리고 다섯째 엘로이즈의 사랑보다는 자신의 삶을 찾고자 하는 열망

과 같은 소재들이 더 흥미롭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드라마의 큰 축이었던 ‘다프네’와 ‘사이먼’ 보다도 더 진보적인 소재가 내재되었다고나 할까

어쩌면 새로나올 시리즈에서는 이런 이야기들의 비중이 점점 커져 갈지도 모르겠다.

 


난 다르게 살고 싶어,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

다른 인생이 허락되지는 않지만


 

‘줄리아 퀸’의 소설 원작에서는 등장인물 전원이 백인이었다고 하는데 드라마에서는 등장인물들 중 일부를 흑인 배우가 맡았다.

1800년대 영국 런던이 배경임에도 귀족을 포함한 모든 계층에 흑인이 많이 등장하는 설정을 만들다 보니 영국 국왕이 흑인에게 반해 왕비로 삼고 그 덕에 흑인들이 영국 사회에 진출하게 된 것으로 당위성을 부여하고 있다.

실제 역사 속, 동 시대 영국의 상류층 인사들 중에 흑인이 존재할 수 없었던 현실을 고려한다면 흑인들이 등장하는 걸 설명하기 위한 허구의 설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극중 샬럿 여왕은 실제 영국 역사 속 조지 3세의 왕비 샬럿 왕비(포르투갈 혈통을 일부 물려받은 독일의 공녀 출신)를 가져온 캐릭터인데, 실제로 백인치고 납작한 코와 어두운 피부 때문에 흑인 혼혈이라는 설이 있었다고 한다.

다양한 흑인에 대한 차별을 제거한 덕에 동아시아, 남아시아계 인물들도 드문드문 등장한다.

 

   

다프네 브리저튼(피비 디네버(Phoebe Dynevor))

브리저튼 가문의 넷째이자 장녀. 여성답게 결혼 상대를 구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진정한 사랑을 갈구하고 있다.

사이먼 바셋(레게 장 페이지(Regé-Jean Page))

잘생겼지만 방탕한 바람둥이라는 풍문 속 비혼주의자. 다프네와 합의하에 위장 연애를 시작하지만 진정한 사랑을 찾게 된다.

앤소니 브리저튼(조나단 베일리(Jonathan Bailey))

브리저튼 가문의 첫째. 가족들에 대한 책임감과 중압감을 느끼지만 그 시대 규율과는 다리 오페라 가수 시에나와 사랑을 나눈다.

베네딕트 브리저튼(루크 톰프슨(Luke Thompson))

브리저튼 가문의 둘째.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며 예술가로서의 자유로운 삶을 꿈꾼다

콜린 브리저튼(루크 뉴턴(Luke Newton))

브리저튼 가문의 셋째. 여행을 즐기며 위트가 넘치고 여자 관계에 있어서 순수한 모습을 보인다

엘로이즈 브리저튼(클라우디아 제시(Claudia Jessie))

브리저튼 가문의 다섯째. 글을 쓰고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며, 결혼보다는 공부를 하고 싶어하는 여성

페넬로페 페더링턴(니콜라 코클란(Nicola Coughlan))

페더링턴 가문의 셋째. 엘로이즈와 절친한 친구 사이. 레이디 휘슬다운이라는 마지막의 반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