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스터를 보니
"1995년 회사와 맞짱 뜨는 용감한 친구들" 이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영어토익반하고 회사와의 맞짱은 무얼까 하는 궁금증...
생각해보니
1990년대 중반부터는 본격적으로 입사에 토익시험 도입되기 시작했던 것 같다.
물론 초기였기에 지금처럼 어마무시한 점수의 스팩으로 입사지원서를 채우는 경우가 많지는 않았지만....
토익시험의 찍기스킬이 공유되기에도 너무 초기였던 그런 시기에 취직을 위해 대학도서관에서 토익공부를 했던 기억도 새롭다.
물론 모든 회사가 입사지원서에 토익점수를 요청하지도 않았지만 말이다.
그리고 1997년 터진 IMF 외환위기,
(내가 입사 1년차 였는데)
그 과정에서 수 많은 금융회사와 대기업 집단(대우그룹, 기아자동차 등)이 망하고 정리해고를 하고, 외국계 회사에 넘어가는 시기가 있었다.
총칼의 전쟁은 아니었지만, 무수한 사람들과 기업들이 쓰러지고 죽어나갔던 경제의 전쟁.
이 영화의 배경시기인 1995년은
그런 고통의 시간보다는 조금 앞선 시기였을 것이다.
어떤 식으로의 선택도 불가능했던 IMF 의 시절보다는,
외국계 자본의 기업인수시도에 회사를 지켜야 한다는 의식이 좀더 강하게 작용할 수 있었던 시절의 끝물의 시기가 아니었을까?
지금도 여전하지만 그 당시 고졸 직원의 처우와 업무영역에 대한 차별은 심했다고 한다.
학벌의 차이를 떠나서, 여직원은 남자 상사의 커피를 타야한다는 인식조차도 바뀐게 생각보다 오래되지 않았음을 생각해 보면 영화 속 삼진그룹내 차별들은 과장되지 않은 실상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당시 회사의 고졸근무자의 승진스팩 쌓기?) 속에는
현실에서처럼 강자와 약자들이 존재한다.
외국계 자본에 먹히게 되는 약자로서의 삼진그룹
그룹내 실세들의 라인에 서있는 강자들과 그렇지 못한 체 묵묵히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는 약자
대졸직원이라는 강자와 고졸직원이라는 약자
영화 속 이야기는 현실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반대로 현실에서 이루어졌어야 하지만 이룰 수 없었던 꿈들을 실현하기도 한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그런면에서
강자들에 대한 약자들의 반란을 보여준다.
영화 속 가장 약자의 자리에 있던 고졸 여직원들에 의해
묵묵히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들과 함께
삼진그룹의 편에 서서 외국계 자본을 물리치게 된다.
유쾌하고 통쾌해야만 하는 이야기인데,
현실에선 그렇지 못함 때문인지, 씁쓸함만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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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나를 보지 말고 너를 봐! 니 인생이나 신경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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