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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접하게 된/책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줄 것이다 - 김용택 엮음

by 심심한 똘이장군 2018. 11. 23.

김용택 시인은 말한다

한편의 시로 슬프고, 기쁘고,

때로 또 즐거워 웃는 날들이 있을 것이다.


그가 느꼈던 감정을 그대로 느끼지는 못하겠지만,

시 안에서 나도 무언가를 느껴본다.


하나의 단어가, 한 줄의 문장이 울림이 된다.

울림의 끝에 마주한 여운...

나를, 가족을, 주위를 새삼 다시 생각하게 된다.






기도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게 대달라고 기도하지 말고

위험에 처해도 두려워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고통이 멎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말고

고통을 이결낼 가슴을 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생의 사움터에서 함께 싸울 동료를 보내달라고

기도하는 대신

스스로의 힘을 갖게 해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두려움 속에서 구원을 갈망하기보다는

스스로 자유를 찾을 인내심을 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나 자신의 성공에서만 신의 자비를 느끼는

겁쟁이가 되지 ㅇ낳도록 하시고

나의 실패에서도 신의 손길을 느끼헤 하소서




 

안개 속에서 헤르만 헤세

 

안개 속을 거니는 것은 신기하다.

덩불과 돌은 저마다 외롭고

나무들도 서로가 보이지 않는다.

모두가 다 혼자다.

 

내 인생이 아직 밝던 때에

세상은 친구로 가득했다.

하지만 지금 안개 내리니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인간을 어쩌지도 못하게 슬그머니 떼어놓는 어둠을

전혀 모르는 이는 모든 면에서

진정 현명하다고 할 수 없다.

 

안개 속을 거니는 것은 신기하다.

산다는 것은 외롭다는 것이다.

사람은 서로를 알지 못한다.

모두가 다 혼자다.




국수가 먹고 싶다 이상국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 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을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줄 것이다 에크하르트 톨레

 

생각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

오히려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뿐

해답은 언제나 스스로 우리를 찾아온다.

복잡한 생각에서 한 걸음 벗어나

고요함 속에 진정으로 존재하는

바로 그 순간에 온다.

비록 찰나에 지나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 순간 해답을 얻게 된다.

 

지나치게 깊은 생각에서 벗어나라.,

그러면 모든 것이 변하리라.

자신을 남과 비교하거나

더 많은 것을 이루려 애쓰지 마라.

모든 이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들여라.

그들을 변화시킬 필요가 없다.

당신이 행복해지기 위해,

그들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

 

미래에 대한 생각으로

불충분한 자신의 존재가 완벽해지기를 꿈꾸지 마라.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더 많은 것을 추구하려 할 뿐이다.

불행해지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원하는 것을 갖지 못하는 것과

원하는 것을 모두 갖는 것이다,





세월의 강물 장 루술로

 

다친 달팽이를 보거든

도우려 들지 말아라.

그 스스로 궁지에서 벗어날 것이다.

당신의 도움은 그를 화나게 하거나

상심하게 만들 것이다.

 

하늘의 여러 시렁 가운데서

제자리를 떠난 별을 보게 되거든

별에게 충고하고 싶더라도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라.

 

더 빨리 흐르라고

강물의 등을 떠밀지 말아라.

강물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윤동주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엔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내가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케이크 반죽하기 크리스티나 로세티

 

팬케이크를 반죽한다.

부지런히 젖는다

팬 위에 올리고는

한쪽 면을 익힌다.

날쌔게 뒤집는다.

할 수만 있다면!

세상도 뒤집어보고 싶다. 




동전을 꼭 쥐고 잭슨 브라운

 

낡고 오래된 동전을 가지고

길모퉁이 빵집으로 들어갔습니다.

갓 튀긴 도덧 두 개 집어 들고서

쥐고 있던 동전 하나를 내밀었습니다.

동전과 나를 번갈아 쳐다보고서

주인아주머니는 말씀하셨씁니다.

이 동전은 쓸모가 없어요.“

돌아오면서 나는 생각했습니다.

이 배고픔도 쓸모가 없었으면.

쓸모없는 동전처럼

나는 이 도시를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상처 조르주 상드

 

덤불 속에 가시가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꽃을 더듬는 내 손 거두지 않는다.

덤불 속의 모든 꽃이 아름답진 않겠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꽃의 향기조차 맡을 수 없기에

꽃을 꺾기 위해서 가시에 찔리듯

사랑을 얻기 위해

내 영혼의 상처를 견뎌낸다.

상처받기 위해 사랑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 상처받는 것이므로.




살아남은 자의 슬픔 베르톨트 브레히트

 

물론 나는 알고 있다.

오직 운이 좋았던 덕택에

나는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남았다.

 

그러나 지난밤 꿈속에서

이 친구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강한 자는 살아남는다.“

그러자 나는 자신이 미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