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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접하게 된/영화

서울의 봄

by 심심한 똘이장군 2023. 12. 8.

 

누군가는 물을 것입니다. 영화에서처럼

대한민국이 뭐 이때까지 민주주의 안하고 살았습니까?

 

지금이 뭐가 문제냐고,

잘 먹고, 잘 살고 있잖냐고, 예전에는 못 먹고 못 살고 말도 크게 못했다고.. 지금 세상은 그거에 비하면 발전한 거라고.

그리고 덧붙입니다.

너 하나 불만 표현하고 바꾸자고 해봤자 바뀌겠냐고, 무모하다고...

 

그게 될 거라고 믿었습니까? 뭐 어디 가서 점이라도 봤어요? 응? 밖에 나가 보세요. 
바뀐 거 하나도 없습니다. 세상은 그대로야.

그런데 말입니다.

되풀이되는 듯한 역사의 흐름이 존재하지만 우리가 아는 역사는 발전해 왔습니다.

반대로 쇠퇴한 역사들도 존재하지만요.

쇠퇴와 발전의 반복 속에서도 역사는 발전해 나가야 합니다.

특히나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의 역사는 발전해 나가야 합니다.

한 발 전진했더니 어느 순간 두 발 후퇴한 듯 하기도 하지만 묵묵히 전진해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 전진과 발전은 국민 한 명 한 명의 생각이 모여, 행동이 모였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너무 힘듭니다. 

사람들의 생각과 힘을 모으기는요.

그래서 우리는 영웅을 필요로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힘들고 처절함을 나대신, 우리대신 해 줄 수 있는 영웅이요.

영화는 박정희 대통령의 죽음으로 끝나는 듯한 유신의 종말로 대한민국에도 이제서야 민주주의가 돌아올거라는 믿음이 어떻게 또다시 허무하게 무너지는지를 보여줍니다.

서울의 봄이, 대한민국의 봄이 다시 겨울로 돌아가버리는 어쩌구니 없는 상황 속에는 

권력욕에 눈 먼 군인들만 있었을 뿐 국민들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 군사반란 발생 그날, 대한민국의 운명이 바뀌었다 대한민국을 뒤흔든 10월 26일 이후, 서울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온 것도 잠시 12월 12일, 보안사령관 전두광이 반란을 일으키고 군 내 사조직을 총동원하여 최전선의 전방부대까지 서울로 불러들인다. 권력에 눈이 먼 전두광의 반란군과 이에 맞선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을 비롯한 진압군 사이, 일촉즉발의 9시간이 흘러가는데… 목숨을 건 두 세력의 팽팽한 대립 오늘 밤, 대한민국 수도에서 가장 치열한 전쟁이 펼쳐진다!


 

영화 속 많은 장면과 대사에는 허구의, 창작의 산물들도 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그 장면과 대사들을 들이대며 이 영화는 가짜고, 허구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의 기본 골격은 역사적 사건으로서 법원에 의해 군사반란으로 확정된 1979년 12월 12일 군사반란입니다.

도저히 허구일수 없는 역사적 사실조차도 살아남은 추종세력들은 부정하고 있는 현실이 화가 납니다.

친일의 역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것처럼, 군사반란의 역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채

누군가는 그 역사를 자랑스러워 하면 또다른 권력욕망을 드러내고 있겠죠.

나라가 위태로운 때 아닙니까. 나 혼자선 할 수 있는게 없어요.

 

내 눈앞에서… 내 조국이 반란군한테 무너지고 있는데! 끝까지 항전하는 군인 하나 없다는 게… 그게 군대냐?
수도경비사령관이 서울을 내버려두고 어디를 가라는 거야. 오늘 밤 서울은 끝까지 우리 부대가 지킨다.

 

또 한 번 군사반란으로 나라가 뒤집어지면, 이건 우리 군의 수치고 치욕입니다.

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 아닙니까. 혁명의 밤은 짧지만 그 영광은 오래될 것이다. 

1987년 직선제로 다시한번 민주화열망이 불붙었던 대한민국은 영화속 노태건으로 설정된 인물이 대통령이 되면서 혼란스러운 상황이 되었다. 선거를 통해서도 민주화세력은 패배를 한 것이다.

90년 입학하게 된 대학가에도 여전히 대학가의 민주화 학생운동은 계속되었다.

고등학생 신분에서는 의미가 희미했던, 유신시대, 12.12, 광주민주화운동 등등의 사실은 대학에 와서야 듣고, 보게 되면서 의미가 뚜렷해졌다.

그리고 맞이한 군생활,  반란군의 작전장소였던 수경사 30단은 이후에 수방사(수도방위사령부) 30단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곳이 나의 군생활 공간이었다.

대학생 시절 그렇게 욕하던 역사적 공간에 시간이 지나 내가 있게 되었지만,

그곳은 여전히 잘나가던 육사출신들이 그 역사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간부직을 수행하고 있었다.

상황은 아주 조금 바뀌었을 뿐, 정리되어지지 않았었다.

 

시간은 되돌아가지 않습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 역사를 바꿀수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그때의 상황과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과거를 되돌릴수는 없지만 지금을, 미래를 바꾸는 노력은 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거리에서, 누군가는 컴퓨터 앞에서, 누군가는 선거라는 제도, 누군가는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고 살아가는 것으로서 노력을 형상화합니다.

(영화 속 대통령의 작은 노력이 진실을 밝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던 것처럼...)

 

지금은 민주시대일까요?

누군가는 그렇다고, 누군가는 아니다고 합니다.

그 결정은 결국 우리 각자가 해야 할 것입니다.

미래에 후회하지 않을...

 

영화 속 중요한 장면

(재가 시각인 12월 13일 A.M. 5:30을 만년필로 적으며) 사후재가입니다


 

이 사후재가는 하나의 증거가 되어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구속 사건/재판에서 이들의 행위는 군형법상 반란죄는 다수의 군인이 작당하여 병기를 휴대하고 국권에 반항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고, 여기에서 말하는 국권에는 군의 통수권 및 지휘권도 포함된다고 할 것인바, 피고인들이 대통령에게 정승화 총장의 체포에 대한 재가를 요청하였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한 대통령의 재가 없이 적법한 체포절차도 밟지 아니하고 정승화 총장을 체포한 행위는 정승화 총장 개인에 대한 불법체포행위라는 의미를 넘어 대통령의 군통수권 및 육군참모총장의 군지휘권에 반항한 행위라고 할 것이며, 원심이 적법히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인들이 작당하여 병기를 휴대하고 위와 같은 행위를 한 이상 이는 반란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전원합의체에서 내란죄가 인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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