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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접하게 된/기타

안똔체홉극장 - 진창

by 심심한 똘이장군 2023. 8. 2.

오늘 관람할 연극은

안똔체홉극장에서 단 하루 공연하는 "진창"

안똔체홉극장에서는 매년 여름체홉축전이 펼쳐진다고 하는데요

"진창" 또한 축전참여작 중 2번째 작품입니다.

 

이번 작품들은 기획적으로 의도하진 않았지만 공교롭게 단편들의 모임이 되었습니다. 
단편이란 참으로 매력적인 장르입니다. 짧은 시간에 아주 강렬한 서사를 담아내었다는 것에 그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체홉극장의 배우들이 만든, 그리고 체홉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단체에서 보여주는 체홉의 단편들과 체홉의 영향을 받아 자신이 직접 쓴 희곡들이 공연화 되는 과정입니다. 
더운 여름에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집 앞 편의점 가듯 편하게 극장을 찾아와 주시기 바랍니다. 

 

단편 정통극답게 90분간의 진지한 연기들이 펼쳐집니다.


무대는 단촐합니다.

사진에 보여지는 무대와 소품그대로에서 극의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됩니다.

조명과 음악의 변화속에서...

 

< 시놉시스 >

육군 중위 소꼴스끼는 형의 채권 문서를 들고 수산나(모이세예브나)의 집을 찾는다. 
이해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법에 따르면 장교는 스물여덟 살이 되기 전에 결혼을 하면 장교직을 내놓든가 5000루블을 예치해야 한다. 남자는 그래서 돈을 구하러 다니는 것이다. 
수산나는 말 많은 유대 여자다. 자신도 여자이면서 세상에 결혼할 만큼 가치 있는 여자는 없다고 생각하고, 러시아인과 프랑스인에게 지구의 운명이 달려 있다고 떠들어댄다.
누구나 이 여자와 이야기하다 보면, 처음에는 '참 이상한 여자야'라고 생각하게 되고, 또 어느 순간이 되면 '참 멋진 여자야'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여자에게, 혹은 여자의 이야기에 빨려 들어가며 정신이 혼미해지는 순간..

 

각색 및 윤색, 연출 천정락

조연출,음향 김비아, 안무 김영남, 음악감독 여승용, 조명 이세기 

무대 박용태, 기획 배원혁, 사진 이혜정, 총괄제작 민두석

스탭들이 깔아놓은 무대위에서

김민정 (수산사), 유도겸 (스꼴스끼), 천정락(끄류꼬쁘), 남준우(페치카) 배우가 90분간 열연을 펼칩니다.

때로는 이성적으로, 때로는 도발적이고 퇴폐적인 연기가 이루어지는데요.

진지함 속에 유머가 있지만

그 안에는 부조리한 삶에 대한 진지한 질문도 있습니다.

과연 삶은 무엇인가?
우리가 서 있는 이 공간은 어디인가?
왜 인간의 삶은 이토록 부조리한가?
우리 일상과 닮은 시간과 공간 속에서 무엇인가를 깨닫는 ‘평범한 사람들’을 통해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다른 방식으로 풀어보고자 한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체호프’이다.
‘진창’은 너무도 흥미진진한 체호프 작품의 하나이다.
은밀하고 저속한 남성들의 욕망과 그 욕망을 마음껏 요리하는 마녀 같은 팜므파탈 수산나 모이세예브나, 그리고 얄팍한 윤리 의식과 저급한 욕망 사이에서 서로 얼굴을 붉히면서도 눈짓을 나누고 암묵적인 합의에 도달하는 남성들의 마초적 연대까지, ‘진창’은 우리 시대에 단편영화로 제작한다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현대적인 감성의 작품이다 . 

 

개미지옥같은 여성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형제
"누가 너를 심판할수 있겠는가?!"

라는 독백에는 욕망에 무너진 삶의 회한이 느껴집니다